'살아있는 것이 기적', 脫北入南女의 만리 야화 -34 알아야 한다
'살아있는 것이 기적', 脫北入南女의 만리 야화 -34 알아야 한다
  • 이향단
  • 승인 2018.09.0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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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승희(만주에서부른 이름은 이향단)의 육필수기

이제는 모두가 알아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이다.

- 사무엘 테일러 콜리지, 『테이블 대담』에서

1990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다. 죽지 못해 살아가던 북한주민들은 삶을 위해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넜다. 사람들은 끝내 나서 자란 고향을 등지고 기약할 길 없는 길에 목숨을 걸고 북경을 넘어 가기 시작했다. 가난과 굶주림을 모르는 세상을 찾아 떠났다.

 

최근 수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실상이 공개되면서 세계에서도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북한 인권문제에 많은 국가들이 동참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영국, 일본 등 북한 인권문제 관심국은 비공개로 북한 인권문제와 최고책임자를 국제 형사 재판소에 회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작성했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은 ‘핵 개발 중단이나 포기는 하늘이 무너져도 있을 수 없다.’면서 끊임없는 핵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북한에서 핵실험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차,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에 이어 네 번째가 된다.

김일성一家들은 대대로 핵실험을 감행한다. 북한당국은 국영방송과 TV를 통해 “장군님만 계시면 우리는 이긴다.”, “사회주의는 지키면 승리한다”고 북한 인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김일성一家는 공산주의라는 체제를 내세우고 인민들을 끝없이 억압하고 약탈을 일삼아왔다. 인민들은 짐승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김일성·김정일이 세운 공산주의 체제가 있어서 북한이 제일 잘 사는 줄 알고 있다. 김일성一家에 충성하는 사람들도 많다.

내가 아는 여인은 굶어 죽을 수 없어 중국에 와서 살면서도 김정일이 내세우는 주체사상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서글픈 마음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누구도 내가 북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하루는 그 집에 아줌마가 자기 집 며느리라고 하면서 우리 시댁에 놀러 왔다. 나는 내 신분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서 별로 말을 하지 않고 우리 시어머니와 아줌마하고 그 집 며느리하고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하다가 우리 시어머니가 그 집 며느리보고 한국에 가라고 하니 그 여성은 놀라는 기색으로 우리 시어머니를 보면서 “남조선 괴뢰들이 있는 남조선에 어떻게 가요. 못 가요. 나는 절대로 남조선에 안 갈 겁니다.”라고 말을 한다. 부모 형제 떠나서 이국땅에 와서 사람 취급도 못 받으며 살아가면서도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그 여인을 다시 보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애초부터 인권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질서와 법은 안중에 없고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폭력집단이다. 인민들이 굶어죽어도 안중에도 없고 해마다 김일성一家의 탄생일을 정해놓고 그때마다 불꽃 축제 행사를 진행한다.

인민들은 당만 믿다가 굶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먹을 것이 없어 풀이란 풀은 다 캐 먹다보니 이제는 풀마저도 뜯어 먹을 것이 없었다. 풀을 먹고 풀독이 올라 얼굴이 흉악하게 변한 사람들도 있었고 코가 문드러진 사람도 있었다. 가마에 넣을 옥수수 한 줌이 없어 농장 밭에 들어가 옥수수를 따다가 경비원에게 잡혀서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고 심지어 총살까지 당하고 있다.

김일성은 전쟁 때 무고한 월남자 가족들을 총살하고 국가적으로 매립시켰다. 한국전쟁에서 미군이나 국군, 국군포로, 일제기관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끌어다 처형하고 정치범수용소로 끌어갔다. 그리고 그들을 대대로 종파분자로 낙인찍고 처벌했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의 후손들은 얼굴도 보지 못한 조상들의 출신성분 때문에 사회적으로 아무리 당에 충성하고 일을 잘해도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지난날은 월남자 가족으로 살다가 오늘날 탈북자 가족이라는 또 아픈 사연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다. 일본사람들의 차를 운전한 죄로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고모와 함께 월남했다. 아버지는 한 평생 혈육의 그리움으로 살아오셨다. 혹시라도 TV에서 혈육이 만나는 드라마나 이산가족 만나는 장면을 보시면 눈물을 흘리시던 아버지. 오늘날 내가 탈북자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살아생전 혈육이 그리움으로 평생 살아오신 아버님의 그 마음을 그땐 미처 몰랐다. 오늘날 내가 탈북자로 살아가면서 혈육을 그리워하시던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남조선에서 사는 동생이 오빠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도 오빠가 북한에서 살고 있다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애타게 오빠를 찾는 동생에게 오빠가 살아있다고 대답을 못한 것은 아버지가 입당하면서 월남자 가족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오셨기 때문이었다. 동생이 남쪽에 살아있는 사실이 드러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온 가족이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는 것이 두려워 혈육의 그리움을 한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오셨다. 아버지는 서울에 살고 있는 동생(고모)의 주소도 알고 계셨다. 평생 혼자 가슴에 새기고 살다가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차디찬 정치범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하시면서 얼마나 동생이 그리웠을까. 아버지는 가슴속에 품고 살던 슬픔의 덩어리를 끝내 풀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셨다.

1994년 김일성의 죽음과 함께 찾아온 고난의 행군시기에 사람들은 먹을 것을 찾아 국경을 넘기 시작했다. 삶과 자유를 위해 국경을 넘은 그들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굶지 않으려고 국경을 넘었건만 중국에서의 탈북자들의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굶지 않고 밥을 먹는 대신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거리에서 경찰만 보아도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하루하루 숨어서 살아가다 보니 자유가 없었다.

인신매매꾼들에게 잡혀서 몇 차례 팔려가는 여성들도 있었다. 팔려가는 것도 억울한데 거기에 폭행까지 가하고 탈북자들은 어디 가도 인간 대접을 받지 못했다.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사람을 깔보고 무시한다. 탈북여성들은 중국에서 성노리개로 살아가고 있다.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온갖 수모와 멸시를 받으면서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한푼 두푼 모아 집으로 돌아오다 국경에서 같은 동족에 의해 죽기도 했다.

돌아오다 잡히면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생활은 짐승보다 못한 삶을 겪게 했다. 탈북 했다가 잡혀서 포승줄에 온 가족이 한 줄로 묶인 채로 회령시내를 끌려 다니다 사람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그 자리에서 즉사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교회나 한국사람 한번 만난 것이 죄가 되어 목숨도 내놓아야 했다. 고생고생하며 벌어온 돈을 보위부에 뺏기지 않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몸에 숨겨서 가지고 온다. 하지만 보위부에서 인간이 상상 못하는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탈북자들의 돈을 빼앗으려고 날뛴다. 지금도 그 지옥 같은 정치범 수용소 감옥에서 온갖 권리를 유린당하고 사람들이 고문이나 매를 덜 맞으려고 인간임을 버리고 짐승처럼 살아간다.

나는 지금도 잠에서 지옥 같은 세상을 살아가던 악몽에 시달린다. 온 밤 꿈속에서 국경을 넘으면서 군인들에 쫒기면서 사경을 헤매기도 한다. 김일성一家가 세운 공산주의 체제가 어머니 당이라고 교육시키면서 하는 행동은 인간이 탈을 쓴 야수들이었다.

언젠가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에 나오는 대사가 생각이 난다. 영화 제목은 <군당책임비서>다. 거기서 주인공인 군당책임비서가 “엄마가 아이를 혼내는데 아이는 달아날 생각을 안 하고 아이는 엄마의 치마 속에 기어 들어간다. 왜 그런 것 같소?”라고 일꾼에게 묻는다. 일꾼이 군당책임비서의 말에 대답을 못하니 군당책임비서가 일꾼에게 “아이는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엄마가 혼내는 것은 속상해서 그러는 것을 알기 때문이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언론이나 영상매체를 통해서 인민들에게 엄마는 자식을 사랑한다고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매도하고 죄를 씌워서 정치범수용소로 끌어가고 사형도 서슴지 않는다.

김일성一家의 잔인하고 무모한 사실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 북한은 거대한 감옥이다. 철창 없는 감옥에서 온갖 권리를 유린당하고 짐승처럼 살아가고 있다. 한 많은 세상을 저주하고 원망하면서도 어디에 하소연 할 데도 없는 세상이 김일성一家가 만든 공산주의 체제이다. 북한에서 인민이 굶어 죽어도 상관하지 않고 오직 자기가문의 영광만 생각하는 북한과 달리 남한은 오히려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지난날 외로움과 설움을 이겨내고 좋은 이웃을 만나 웃으며 이 세상을 살아간다.

21세기에 아직도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는 이런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두가 북한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철창 없는 하나의 거대한 큰 감옥이다. 그 속에서 인민들은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며 자유와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 나는 지난날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님과 오빠를 생각하며 항상 열심히 살아나가고 있다. 지금 북한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남한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다.

국제 사회가 북한인권문제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김일성一家 독재정권의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나도 적은 힘이나마 동참하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을 더 아름답고 밝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매일 매일 나는 날갯짓 하네

진리가 요구하는 부드러움을 담아

내가 날갯짓을 멈출라치면

그들은 (안 된다며) 어깨를 들썩이네

나는 진실을 향해 쉼 없이 날개를 퍼덕이네

나는 착오와 오류의 가족을 향해 날아가네

가서, 오래 전 잃어버린 아들을 데려오듯

그 오류를 보듬어 집으로 데려오네

퍼덕이는 나의 날갯짓은 진실의 몸짓

나의 날갯짓은 톱날처럼 휜 소나무를 파고드네

나는 올바른 것을 가르친다네

하지만 학장에게 설명하기는 어려워

진실이란 어렵고 미묘한 것이므로

아, 진실을 말하는 것은 얼마나 외로운 일이었던지

- 윌리엄 스태퍼드의 「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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