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리아, 리경상도 - 1. 프롤로그
리코리아, 리경상도 - 1. 프롤로그
  • 금보리 논설기자
  • 승인 2018.07.15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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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누비는 우리 청년들에게 뭔가 1% 부족한 태풍의 눈을 채워야.
아무리 둘러봐도 다시 한국이다. 어느 지역이든 저마다 고유한 것을 찾아야

 『리오리엔트

 안드레 군더 프랑크가 쓴 리오리엔트라는 책에서 태그를 찾았다. 그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그가 유럽중심주의를 강력하게 성토하면서 비유럽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전 사회과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종속이론을 공부했다. 3세계의 저발전 원인을 파헤친 프랑크의 저발전의 발전이 그 중의 하나지만 그도 실은 유럽중심은 인정하고 유럽 중심의 발전에 대한 도덕적인 잣대의 문제점을 애써 찾아보려는데 있었다.

 1998년에 출판한 프랑크의 리오리엔트2000년 미 사회학회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프랑크에 따르면 1400-1800년 동안 세계 경제의 중심은 동아시아에 있었다. 유럽은 세계 경제의 변방에 머무르는 후진국들이었다. 실제로 영국이 의식주나 위생과 같은 삶의 질에서 청나라(중국)을 넘어선 시기를 18세기 후반이나 19세기 초반쯤으로 보고 있었다. 프랑크는 유럽이 400년 동안 오스만제국에서부터, 무굴제국, 그리고 중국의 명·청 제국에 이르는 아시아 지역이 세계 경제체제의 중심이었다고 말한다. 서구중심주의를 비판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도 그런류의 인식이다. 유럽의 발흥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라는 유()에서 유럽이라는 더 큰 유()를 만든 것이다.

 그런데도 동양에 비해 서양이 우월하게 비치는 것은 19세기 이후 유럽 사회과학자들이 발명해낸 일종의 유럽신화다. 막스 베버가 유럽의 발전을 프로테스탄티즘에서 찾으며 상대적으로 아시아는 합리성이 결여돼 정체를 면치 못한다는 것도 유럽중심주의에 다름 아니다. 세계를 크게 본 것이 아니라 유럽만을 본 것이다. 유럽이라는 나무만 보면 틀린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고, 못간 사람은 국내에서 그토록 유럽을 공부하고 배웠다. 그러한 잠재된 열등의식으로 19세기 일본의 엘리트들은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외쳤다. 동양의 최대 강자인 청나라와 일본의 리홍장과 오쿠보 도시미치는 동양의 비스마르크를 자처했다. 신흥강국으로 떠오르는 독일의 불세출의 정치가 비스마르크를 닮으려는 것.

 종래의 유럽 중심주의 사관은 그리스에서 로마로, 로마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영국으로, 그리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순환구조다. 이것이 오류라는 것을 뒤 늦게 발견 했다는 생각을 하면 섬뜩하다. 그 당시에는 아시아나 한국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미개한 지역이었다는 말인가.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래드 다이아몬드의 , , 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등의 책에서 우리는 아시아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발견한다.

 열등에서 벗어나 우등 요소를 찾아보자. 서양이 동양을 앞지른 것은 산업혁명이다. 그 이전의 대항해로 아메리카대륙 경영과 종교개혁 르네상스라는 거대한 인문 문명이 토대가 있었지만. ·청이나 인도나 북아프리카 역시 자본주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산업혁명이 아시아에서 발생하지 않은 이유도 변명도 여러 가지다.

 이제는 근대 이전의 유럽이 아시아 보다 더 우월했다는 과거의 배움이 반드시 맞는 말은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만 강조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 변방이고 어두운 이 땅에서도 세계를 주도할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트럼프대통령의 당선을 보고 아시아에 기회가 오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나친 오만인가. 도발로 받아들여도 좋다.

 콜럼버스는 서양의 부흥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그가 목숨 걸고 가고 싶은 곳이 아시아였다. 마젤란도 그랬다. 이슬람의 여행가 이븐 바투타도 서쪽 유럽이 아니라 동쪽 아시아 문물을 보기 위해 힘든 아시아 여행길에 올랐다.

 아무리 둘러봐도 다시 한국이다. 그리고 다시 경상도다. 어느 지역이든 저마다 고유한 것을 찾아야한다는 문제의식이다. ‘리코리아리경상도. 아시아의 가치, 한국의 가치, 경상도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지금도 세계를 누비는 우리 청년들에게 뭔가 1% 부족한 것을 채워야 한다. 태풍의 눈이다. 서양이라는 나무가 아니라 세계라는 숲에서 어디엔가 있을 한국 나무를 찾고자 하는 연재를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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