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고음..KDI, 넉달연속 '경기둔화' 진단
경제 경고음..KDI, 넉달연속 '경기둔화' 진단
  • 대구경제
  • 승인 2019.02.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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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침체… 앞으로가 더 문제"

 한국 경제가 점점 더 어두운 터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부의 청사진과 달리 국내외 경제연구기관과 경제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둔화를 넘어서 조만간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 경제가 경착륙의 위기에 빠진데다 정부의 경제정책도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내 경기 둔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12일 "글로벌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우리나라도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면서 "(세계경제 침체가 우려되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싱크탱크인 KDI는 이날 경기둔화에 대한 경고음을 다시 높였다.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나 수출 등 일부분이 아니라 생산과 수요 모두 부진,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DI가 경기둔화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이다. 당초 '다소 둔화'에서 '점진적 둔화'를 거쳐 2개월 연속 '둔화 추세 지속'을 꺼내며 평가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월에는 '생산과 수요' 모두 둔화되고 있다고 새롭게 적시했다. KDI가 매달 발간하는 경제동향에서 생산과 수요 등 양측면의 둔화를 함께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은 내수나 수출, 고용, 투자 등 생산·수요의 일부분만 둔화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KDI가 이같이 판단한 것은 우선 수출 부진이 원인이다. 1월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석유제품, 선박 등 주요 품목의 실적이 무너지면서 전년동월 대비 -5.8%를 기록했다. 전월 -1.3%보다 4.5%포인트 더 하락했다.

내수에선 제조업 재고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16.0%까지 치솟았다. 기업들이 만들어봐야 팔리지 않은 제품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재고율이 올라가면 공장은 생산설비를 가동할 이유를 잃게 된다. 이는 곧 일자리 감소와도 연결된다. 실제 취업자 수는 제조업의 고용감소가 이어지면서 증가폭이 미미하다. 설비투자는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선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 증가세가 둔화됐다. 건설업생산은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 연속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같은 날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가 21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지표다. 바꿔 말하면 올해 상반기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한국의 경기둔화의 그림자는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 상반기까진 저조하겠지만 하반기부턴 높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반대다.

한국의 CLI 하락은 2017년 3월 이후 21개월간 이어져왔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을 넘어선 사상 최장기간이다. 이런 판단은 국내 경제전문가들도 유사하다. KDI의 경제전문가 21명 대상 설문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7%보다 낮은 2.5% 내외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기사는 파이낸셜뉴스 정지우 기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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