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정치인 삭발식, 쇼정치인가 충심의 발로인가?
포항정치인 삭발식, 쇼정치인가 충심의 발로인가?
  • 김철모 기자
  • 승인 2019.04.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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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경북 포항시장과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이 2일 오후 포항 육거리에서 열린 포항지진피해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에서 머리를 깎았다.

 

포항시민들은 시장과 의장이 한자리에서 갑자기 투쟁모드로 들어가느냥 삭발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3일 결의대회는 2017년 11월 15일 일어난 규모 5.4 포항지진이 진앙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정부 연구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열렸다.

포항 50여개 단체가 만든 '포항 11·15 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주최로 연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지진피해에 따른 배상과 특별법 제정을 정부와 정당 국회에 촉구했다.

대회는 결의문 낭독과 시민 구호 제창, 국민청원 참여 퍼포먼스가 예정돼 있었고 이 시장과 서 의장의 삭발은 아무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

그러나 대정부 결의문 낭독 이후 사회자가 갑자기 시장과 의장이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삭발식을 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미용사 2명이 준비한 이발 기구로 머리를 깎았다.

범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이 삭발하는 것이 어떻겠냐"란 제안 수준에서 논의됐다가 결의대회 직전에 결정됐다.

뜬금없이 갑작스러운 삭발에 대해 말들이 많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2일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포항지진 진상조사와 피해지원을 위해 특별법 제정과 특위 구성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113명은 '포항지진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과 '포항지진 진상조사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미 여·야 모두 특별법 제정 등에 나서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여·야가 모두 지열발전으로 포항지진이 촉발됐다는 정부 연구조사와 관련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중에 이 시장과 서 의장의 삭발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 시민은 "삭발은 19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다른 수단이 없을 때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거나 투쟁을 위해 하는 것인데, 두 사람이 지금까지 정부를 상대로 싸워 온 것도 아니면서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지금까지 지진 피해 대책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평가다. 갑자기 삭발한 것은 시류에 편승한 철지난 보여주기식 ‘쇼’인 것 같아 우스깡스럽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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