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아침간편식 지원사업' 중요하다
'학생 아침간편식 지원사업' 중요하다
  • 권중호
  • 승인 2019.04.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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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올 2학기부터 일부 초등학교에서 “아침간편식 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참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민족은 아침인사를 하면서 “식사하셨습니까?” 라고 다가선다. 이는 가난했던 시절 아침을 굶는 이웃들이 많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인사를 나누었던 데서 유래하였다. 하지만 아침밥은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기 전 영양을 든든히 채워줌으로써 원활한 두뇌활동과 심신의 안정감을 가져올 수 있다.

 

“아침은 정승처럼”이란 말도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바쁜 일상으로 아침을 거르는 직장인이 43%에 이른다고 한다. 거르는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47%)”, “잠을 좀 더 자고 싶어서(33%)” 순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85%가 “아침식사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에게 아침을 먹여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최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아침식사 결식률은 초등학생 약 6%, 중등학생 16%, 고등학생 20%로 각각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결식률이 높다는 인식이다. 이는 특히 시간이 부족하고 잠이 모자라는 입시준비생 고등학생들에게 두드러진 현상이다.

아침식사는 두뇌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암기력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손과 발의 체온을 올려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도움으로써 건강한 하루의 시작을 뒷받침하게 된다. 그러나 아침을 먹지 않으면 수업시간 집중력이 떨어져 청소년들의 학습능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아이들은 쉽게 짜증을 내고 피로해지기도 한다. 더욱이 등교하여 배가고프면 패스트푸드 섭취로 이어져 아동·청소년기 비만증가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현재 시행 중인 “쌀중심 식습관 교육·홍보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일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아침간편식 제공 시법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유아기, 아동기 등 청소년기 전 연령으로 아침급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식품·영양분야 교육·연구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크게 환영하며 바람직한 방향의 추진을 기대한다.

농식품부는 2012년부터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법 「행복한 아침밥상」 출간을 시작으로 맛있는 밥, 건강한 밥, 간편한 밥 요리 200선 「국민행복수라상」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 대국민 쌀 소비촉진 및 식생활 개선 노력을 기울여 간편하고 영양가 있는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펼쳐왔다. 또 출근길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간편식 아침밥 시식회”와 청년층에게 “바른 식생활과 식습관 교육·홍보 대학생 경진대회”를 개최하여 아침밥이 국민 건강과 학업 및 업무효율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시켜 왔다.

학생들에게 아침밥 제공을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전국 학교에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의 한 논문에 따르면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성인형 당뇨병인 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 있다고 한다. 즉, 규칙적인 아침식사는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3,40대 남성은 10명 중 4명 이상이 비만이며, 청소년의 경우도 비만율이 20%에 이른다. 아침식사를 거르면 점심에 과식을 하게 되어 혈당이 크게 상승한다. 그러면 우리 몸은 인슐린을 많이 분비하여 혈당을 정상으로 하려는 대사를 유도하고, 이것이 반복되면 체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여 당뇨병의 위험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아침결식은 점심식사 후 과잉의 당이 지방축적으로 이어져 살이 찌고 특히 복부비만을 부른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성질환을 초래하여 건강에 적신호를 일으키게 된다. 우리의 평생 건강은 학창시절 식생활 습관과 건강관리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잘 알기에, 어른들과 정부는 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금번 농식품부와 국회(더불어민주당 박주현 의원) 주관의 “학생 아침급식 확대방안 토론회”에서 논의되었던 “청소년기 바른 식습관 형성의 중요성”이 건강증진은 물론 학업 성취도 향상과 우리쌀 소비 확대에도 기여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식생활교육지원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발의)”은 “지방자치단체가 학생들에게 아침간편식을 제공할 경우 국가에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이미 담고 있다. 모쪼록 국가백년대계의 비전으로 정부 관련 부처, 지방자치단체 및 학계는 적극적인 논의와 협조를 통해 “학생 아침간편식 지원사업”의 성공적 출발을 도모하고, 나아가 “행복한 아침밥상 운동”이 학생은 물론 온 국민의 건강과 행복한 생활을 열어가는 희망의 캠페인이 되기를 성원한다.

경북대학교 교수/식품공학(전 한국식품영양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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