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 한옥의 '흰개미 박멸' 발명특허 획득…대구혁신기업 (주)제이에스
전통사찰, 한옥의 '흰개미 박멸' 발명특허 획득…대구혁신기업 (주)제이에스
  • 매일신문
  • 승인 2019.06.2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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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고 무더운 계절이 본격화하면서 전통사찰과 종택, 오래된 한옥의 관리인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한층 기승을 부리는 흰개미들이 골칫거리로 급부상하는 탓이다. 사람이 살고, 관광객들이 몰리는 전통 목조건물에 무작정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목조건물의 불청객 흰개미를 천연방부·살충제인 옻액기스를 이용해 퇴치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개발한 대구혁신기업 ㈜제이에스이(대표 김유신)의 발명특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년의 역사를 가진 ㈜제이에스이는 살충제 대신 친환경 고온·고압 스팀 방식으로 토양과 어린이놀이터의 모래 등을 소독하는 기계를 생산하는 전문업체이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농업 선진국에선 이미 비닐하우스 등에 농약 대신 열소독 방식으로 토양소독을 함으로써 우리나라보다 2배 정도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제이에스이의 토양소독기는 30㎝ 이상 깊이의 땅 속에서 고온·고압의 스팀으로 살균 소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땅 표면에서 아래로 스팀을 사용해 살균하는 선진국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또한 소독비용 역시 네덜란스산 기계보다 10% 이하로 저렴하다. ㈜제이에스이는 토양·모래 소독기 관련 특허를 비롯해 발명특허만 3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토양 소독에 특화됐던 제이에스이가 흰개미 퇴치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은 일본 기업인의 제안이 계기였다. 2016년 5월 고려대에서 열린 '보일러 용량 대비 고온건식스팀 생산기술'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 리온텍㈜ 고노 대표는 "일본, 미국 등 세계적으로 목조건축물에 대한 흰개미 피해가 심각하다"며 "특허기술인 재가열기술과 천연방부제인 옻을 이용한 혁신제품을 개발해 보라"고 제안했다.

김유신 회장은 "천연방부·살충제인 옻액기스를 120℃가 넘는 고온·고압 기체로 만들어 목재 세포에 스며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내부를 옻성분으로 도포해 흰개미와 해충을 박멸하고 재침입을 막는 원리"라면서 "이미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최적의 옻액기스 배합을 찾는 것이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제이에스이가 2016년 8월 출원한 '목재 해충 처리용 건(Gun) 및 이를 이용한 해충 처리방법' 발명특허는 올해 3월 최종 등록됐다.

"전국의 사찰과 종택 등을 돌아다니며 시범 적용해보니 흰개미 퇴치에 상당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에 흰개미가 득실거린다는 소문이 나면 관광객이 줄어든다'는 등의 이유로 상당수 관리자들이 거부감을 보이고, 문화재 관련 부서 공무원들도 소극적이어서 안타깝습니다."

김 회장은 "일본 측의 제안으로 흰개미 퇴치 기술 개발을 시작했지만 아직 특허 획득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면서 "유럽과 미국, 호주 시장을 먼저 개척한 뒤 일본과 국내 시장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워드> 재가열기술= 아주 작은 소형 보일러에서 가열한 뒤, 스팀이 분사되는 건(Gun)에서 한 번 더 가열하는 기술. 일반 보일러의 10배 이상 고온·고압의 스팀 효과를 낸다..

석민 선임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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