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총선 판도 바꾼다
코로나19', 총선 판도 바꾼다
  • 권기식 명예회장
  • 승인 2020.02.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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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23일 현재 433명으로 늘어나는 등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 지역주민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권기식 대구경제신문 명예회장

 

코로나19가 국정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총선을 50여일 앞둔 정치권도 속수무책이다. 공천 면접이 지연되거나 행사가 연기되는 등 각 정당의 정치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가뜩이나 국민들에게 불신을 받고 있는 터에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정치권도 길을 잃은 듯 하다. 일각에서는 아예 총선을 연기하자는 주장 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몇가지 점에서 총선 판도를 뿌리째 뒤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정권심판론의 확산이다. 대통령 임기 중 치러지는 총선은 예외없이 '중간 평가' 선거였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정부의 관리능력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급속 확산되고 이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지역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것은 여권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둘째, 정치 신인에게 불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선거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정치 신인들은 선거운동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명함조차 건네기 힘들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해졌다. 결국 인터넷과 SNS 홍보 등 간접 선거운동 밖에 의지할 데가 없는 셈인데 이는 정치 신인들의 선거 경쟁력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셋째, 투표율 저하의 문제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5월이후까지 지속된다면 투표율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정치 혐오가 팽배한 마당에 특정 진영에 속하지 않은 중도층에서 목숨 걸고 투표장으로 갈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려스럽다.

넷째, 진영 대결의 격화가 우려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도층이 선거를 외면하면 여야 정당들은 충성심이 강한 지지층을 결속해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는 전략을 쓸 수 밖에 없고 이는 극한 진영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중도 정당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총선 연기론이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다. 총선 연기는 국민적 동의와 여야 정당들의 합의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정치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코로나19에 대한 비판여론이 여권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여섯째, 국제 문제와 남북관계 이슈의 실종이다. 역대 선거의 중요 변수 중 하나가 국제 문제와 남북관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시진핑 중국 주석의 조기 방한이 어려울 수 있다. 또 남북관계도 진전을 보기 어려워 총선의 변수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시 주석의 방한과 남북 관계 이슈로 총선을 주도하려던 여당의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된다.

그동안 한국 정치사에서 질병에 의한 재난사태가 선거판을 뒤흔든 적이 없다. 국민은 불안하고 정치권은 초조하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질병이 선거판을 뒤흔들고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정국의 승자는 누가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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