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대사관, 대구 방역지원... 한중 우호 기여
주한 중국대사관, 대구 방역지원... 한중 우호 기여
  • 권기식 명예회장
  • 승인 2020.02.2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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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각계의 중국 지원에 대한 화답 '포화 속에 핀 장미'

주한 중국대사관(대사 싱하이밍)은 27일 코로나19 방역재난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대구시에 마스크 2만5천개를 긴급지원했다.
 

싱하이밍 대사(중앙) 등 주한중국대사관 직원들이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대구, 힘내세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짜요 대구(힘내요 대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주한 중국대사관 제공)

싱하이밍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은 이날 대사관 예산과 직원들의 성금으로 의료용 마스크(KF94 NF95) 2만5천개를 구입해 트럭에 싣고 대구로 달려갔다. 트럭에는 '도불원인(道不遠人) 인무이국(人無異國)'과 '대구 힘내세요! 중국도 한국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달았다. '도불원인 인무이국'은 최치원 선생의 시구에서 인용한 구절로 '도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신라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활동했던 한반도 최초의 '세계인' 최치원 선생은 요즘 말로 치면 지역차별과 국적차별을 하지 말고 당나라와 신라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 글을 썼다. 중국의 대표적인 지한파이자 친한파인 싱하이밍 대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중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위해 이 문구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두차례에 걸쳐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했고, 한국어에 능통하면서 한국에 많은 지인을 두고 있을 정도로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는 지난 26일 한국불교 태고종 '한중 코로나19 종식 기원 법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태고종이 전국 3400여개 사찰에서 한중 코로나19 조기 종식과 희생자 영령을 위한 기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교신자가 아니면서도 법회에 참석한 것이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호명 총무원장과 법안 교육원장(국제불교안심회 회주) 등 태고종 집행부 스님들은 싱하이밍 대사의 이같은 행보에 큰 감동을 받았다. 법안 스님은 "불교신자가 아니면서도 법회 내내 자리를 지킨 싱하이밍 대사의 모습에서 한중 우호를 위해 노력하는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국제적인 재난이고, 한중 양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분지형 도시인 대구의 상황은 심각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연대와 한중간 국제적인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중 양국은 수천년 역사의 질곡속에서 서로 협력하고 교류했다. 특히 임진왜란과 일본 제국주의 침략기에는 연합군 형태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외세에 맞서 싸우기도 했다. 중국에서 지장왕보살로 추앙되는 김교각 스님과 당나라 최고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최치원 선생은 요즘으로 치면 'BTS'였던 것이다.
사랑과 우호에 일방적인 것은 없다. 서로 나누는 것이며, 공유하는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한국 정부와 민간이 나서 지원을 했기에 주한 중국대사관도 이번에 대구를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전쟁 중에도 사랑은 피어난다. 한중 양국이 코로나19 방역전쟁을 겪으면서 서로 돕고 연대하는 것은 '포화 속에 핀 장미'와 같이 소중하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 태고종 총무원에서 열린 '한중 코로나19 종식 기원 법회'에 참석한 싱하이밍 대사 등 중국대사관 관계자들과 태고종 집행부(사진 왼쪽부터 왕웨이 정무과장, 팡쿤 공사, 권기식, 싱하이밍 중국대사,  호명 총무원장, 법안 교육원장)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언론인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와 LBN 불교방송 회장, 대구경제신문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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