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1위 “언제 밥 한번 먹자”와 공약 진정성 가진 출마자 감별법은?
거짓말 1위 “언제 밥 한번 먹자”와 공약 진정성 가진 출마자 감별법은?
  • 대구경제
  • 승인 2020.03.0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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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매니페스토본부’ 누리집(manifesto.or.kr) ‘공약이행률’ 확인 가능

20대 국회의원 고약 이행률 46.80%, 19대 국회보다 4.4% 감소

얼마 전 식당에서 우연히 대학동창을 만났다. “이게 몇 년 만이야, 잘 지냈어? 결혼은 했고?” 서로의 안부를 야단스럽게 물어보고는 “연락할게, 언제 밥 한번 먹자!” 라는 약속과 함께 헤어졌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 친구에게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

이고은

 

“언제 밥 한번 먹자.”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1위라고 한다. 그 친구의 “밥 한번 먹자.”도 의례적인 인사였을 텐데 나는 그 친구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의례적인 약속에 내가 상처를 받은 이유는 그 친구에 대한 신뢰와 기대 때문일 것이다.

요즘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후보자들도 국민에게 많은 약속을 쏟아내고 있다. ‘○○ 유치! ○○ 건설! ○○ 수당 지급!’ 화려한 약속들로 국민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게 한다. 만약 이러한 약속들도 “언제 밥 한번 먹자”와 같이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국민들은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된다. 국민의 실망이 커질수록 정치인들을 믿지 못하게 되고,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의 손실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후보자와의 약속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후보자가 제시한 약속이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식의 공약(空約)인지 아닌지 따져 볼 줄 알아야 한다. 즉, 후보자가 제시하는 약속이 실행가능한지, 추진 우선순위는 정해져 있는지, 재원 조달방안은 구체적인지, 절차와 기한은 정해져있는지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 약속의 진정성을 가진 후보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약속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정책·공약알리미(policy.nec.go.kr)가 있다. 정책·공약알리미를 통해 유권자는 선거에 참여하는 각 후보자와 정당의 공약을 쉽게 확인하고 비교·평가할 수 있어 똑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한국매니페스토본부’ 누리집(manifesto.or.kr)에서 제20대 국회의원 개개인의 ‘공약이행률’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4년 전 국민과의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확인하고 평가하는 일도 대한민국의 주인인 유권자로서 중요한 임무일 것이다.

최근 ‘한국매니페스토본부’에서 제20대 국회의원들이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을 얼마나 이행하였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는 46.80%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이는 제19대 국회에서의 공약 완료율 51.24% 보다 4.4%가 감소한 수치로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책선거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약속의 사전적 정의에는 ‘장래의 일을 상대방과 미리 정하여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함’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함’이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후보자들은 국민에게 지킬 수 있는 장래의 일만을 약속하고 당선된 후에도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을 실천으로 옮겨 서로의 신뢰를 더욱 공고하게 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고은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 이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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