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손소독제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정부와 총선?
마스크 손소독제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정부와 총선?
  • 권기식 명예회장
  • 승인 2020.03.0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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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지지 않으려면

 '승리의 전쟁'이라는 영화가 있다. 1968년 제작된 이 영화에서 한국전쟁과 월남전 등에 참전한 역전의 용사 토마 하이웨이 중사 역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우리는 1무 1패의 전쟁을 했다(한국전쟁 무승부 월남전 패배라는 뜻)"라는 휴주 상사의 말에 "전투에서는 승리했다"고 말한다.

권기식 본지 명예회장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명을 넘어선 지금 방역은 이미 전쟁이 되었다. 국가가 가진 총역량을 결집해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민간에 대한 안전보호 조치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는 전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언론이 이를 '코로나19 방역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전쟁의 승패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결정한다. 인간의 비열함과 잔인함, 숭고함도 그곳에 있다. 무고한 양민에 대한 대량학살도 나이팅게일의 천사의 사랑도 전장에 있었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가도 존재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도 보호된다.

이번 사태를 전쟁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현실인식은 매우 다행스러운 것이다. 전쟁에 임하는 최고 사령관의 현실인식이 어떠냐에 따라 전쟁의 양상이 달라지는 경우를 우리는 역사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세월호' 침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취했던 행보를 보면 지도자의 상황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의 상황인식만으로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병력과 자원의 전략적 배치 및 운용, 민관의 협력체제 구축, 정치적 단결, 우방국과의 지원시스템 구축 등등 전쟁 승리의 필요조건은 많다.

현재의 방역전쟁 국면에서 정부는 이런 조건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의 신속성과 정확성,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 자원봉사와 사회적 안정 등은 국제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진영 대결에 빠진 정치적 극한대립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민관의 협력체제 구축을 가로막고 있다. 총선 승리에 집착하는 정계가 가장 큰 리스크인 셈이다.

마스크 대란이 지속되는 상황은 정부의 무능을 보여준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추운 날씨에 동분서주하는 국민들은 정부가 곁에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장애인과 노인들은 마스크를 구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무상급식은 사라지고 하루 한끼도 먹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방치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악덕업자가 마스크 사재기로 140억을 벌었다는 뉴스는 국민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한다. 국민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슨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말인가?

세계 각국이 앞다퉈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한국인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데도 외교부는 앵무새 처럼 '항의'만 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국경봉쇄는 세계보건기구의 국제보건규칙(IHR)에 위배하는 행위인데도 속수무책이다.

신천지교회에 대한 초기 대응은 너무 안이했다. 부실한 자료와 비협조적인 태도로 사태를 악화시킨 신천지교회에 놀아난 행정 관계자들의 무능도 비난받아야 한다. 방역을 방해한 신천지교회 관계자들에게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징벌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전투의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전쟁은 군인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듯 방역전쟁도 의료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만큼 마스크를 공급하는 것도 의료적 처치 만큼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의 팡파레를 너무 일찍 터뜨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인천상륙작전이든 장진호 전투든 전투에서의 승패로 전쟁의 승리가 결정되지 않았음을 문재인 정부가 되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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