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에 과연 '미래'와 '통합'이 있는가?
미래통합당에 과연 '미래'와 '통합'이 있는가?
  • 권기식 언론인/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승인 2020.03.1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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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미래통합당의 공천갈등을 지켜보면서 이같은 우려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는 좌우의 양 날개로 난다'라는 말 처럼 우리 사회의 정치발전을 위해 제1 야당이자 보수의 중심축인 미래통합당의 정치적 건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은 '선거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서 터져나왔다. 미래통합당에서 선대위원장으로 영입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과 관련해 "국가적 망신이다. 지역구 보다는 비례대표에 공천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의 태영호 강남갑 공천은 최대의 패착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테러 위협을 내세워 경호원에 둘러싸여 선거운동을 하는 그의 모습은 21세기 대한민국 선거사의 진풍경으로 남게 될 것이다.

서울 강남갑은 압구정동과 청담동 등 고학력 부유층의 거주지를 포함하고 있는 지역이다. 강남의 정치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탈북자를 내세워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공천이다. 이런 반북 대결주의 공천은 집권을 꿈꾸는 거대 야당의 선거전략치고는 치졸하다. 강남갑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오죽하면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정치원로 마저 비판적 언사를 날리겠는가?

미래통합당의 미래는 한반도에서 남북 갈등을 고조시키고 5천만 국민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으려는 것인가? 태영호 강남갑 공천은 북한과 대화의 문을 닫겠다는 반평화적인 냉전적 정치의식의 저급한 발로일 뿐이다.

홍준표 전 의원을 컷오프 시킨 것은 미래통합당의 통합정신을 의심케 한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를 지낸 그를 경선 참여 조차 봉쇄하고 컷오프시킨 것은 통합은 커녕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 조차 팽개친 행위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조직폭력배를 소탕하던 '모래시계 검사' 출신인 홍 전 대표가 '양아치 공천'이라며 비난하고 탈당하는 모습은 통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당내 공천 갈등이 폭발하면서 마침내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나, 이것으로 사태가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최근 중도층에서 나타나는 반문 정서의 착시 현상에 너무 깊게 빠진 듯 하다. 20대 국회의 개혁실패와 국정의 난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절반의 책임은 제1 야당이자 국정의 파트너인 미래통합당에도 있다. 선거가 심판이라면 민주당도 미래통합당도 모두 심판의 대상이다. 개혁과 평화 없는 정치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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