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백년은 지능정보화, 자율, 생명영혼의 시대이다”
“앞으로 백년은 지능정보화, 자율, 생명영혼의 시대이다”
  • 신광조
  • 승인 2020.03.19 2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세상의 가장 소중한 참된 지식의 쓰임은 ‘왜’와 ‘어떻게’를 결합하는 데 있다”

경제문제를 푸는 요체는 절실함진정성이다<<나라 경제를 버티게라도, 간절하고 절박한 긴급발언>>

신광조

 

나의 자랑스러운 친구에 전남대 경영학과에 근무하는 한장희교수가 있다. 물론, 당연히, 그는 나를 세상의 바보로 생각하지, 조금도 현명하거나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이 종로학원을 같이 다녔는데(우리는 황교안 대표의 종로학원 1년 선배다), 혜은이를 보고 싶어 월드컵 비어홀에도 자주 가는 등 학업에는 소홀하고 노래나 춤 등 잡기에는 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냉정했나보다. 나하고 술을 먹고 집에 들어가고 나서도 찬물로 세수를 하고 광주에서 학원비를 부쳐주는 부모를 생각하며 새벽 두 시까지 책을 보았다고 한다.

그는 가장 커트라인이 높은 서울대학교에 문제없이 합격했고, 다음 날까지도 술이 깨지 않아 들킨 나는 학원에서 정학을 당한 나는 여지없이 갈 길을 잃었다.

한 장희 교수 그는 누구보다도 명석했다. 그는 나의 지혜의 멘토이다.

내가 광주광역시청에 20여년을 근무하면서, 가슴에 맺힌 한은 출세를 못한 것도 승진을 못한 것도 아니었다.

사실 나는 그런 일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내가 광주시정 역사의 최대의 부끄러움으로 여기는 서방 지하상가 조성사업은, 지금도 내 가슴에 대 못으로 박혀 있다.

2년 전 내가 그토록 광주지하철 2호선 건설을 미친놈처럼 실성한 듯이 반대한 것도, 나의 가슴에 상처로 남은, 서방 지하상가 조성에 쓰려다 묻혀 져 버린 서방 지하의 땅들이 생각나서였다.

공청회에서 울부짖던 서방상가 조성 지역 상인들의 눈물이 생각나서였다. 나는 그 분들의 한 맺힌 절규를 잊을 수가 없다.

나의 업무는 아니었지만 날이 갈수록 상처가 되어, 생채기가 아물지 않았다.

95년의 가을, 나는 당시 광주시 백화점이나 시장 등 유통 업무를 지원하고 지도 감독하는 商政課長을 맡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보직과 관계없이, 빌게이츠를 불러들여 광주를 첨단 멀티미디어 정보통신 도시로 만들고 싶어 완전히 미쳐 있었다.

어지간한 일은 부하직원인 계장이나 직원들에게 일임하고, 내가 아니면 못하는 일만, 모든 것을 던져 밤인지 낮인지 모르고 일했다.

나는 주로 밤에 블랙커피를 마시며, 일을 미친 듯이 혼자 한다.

해야 빨리 떠라, 해야 솟아라, 또 하루를 달리는 흑토마가 옆에 없더라도 느린 나의 도전의 발로라도 달릴 수 있게

늘 해가 조금이라도 빨리 뜨기만을 기다렸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를 부른 날이 무릇 幾何 이더뇨? .

낮에는 닭 병 걸린 놈처럼 늘 존다.

전봇대가 많은 시절에는 늘 부딪쳤다.

김우중도 그랬고 빌게이츠도 그랬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집시나 히피처럼 살고 싶었다. 외로움은 음악이나 미술, 문학, 술과 담배로 달래면 그만이다. 아내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날은 광주시청에서 일을 잘 한다는 과장 한 분이 찾아왔다.

순천에서 지하상가 조성에 성공한 건설업자가 서방에다 지하상가를 조성한다는 데, 신 과장은 어떻게 생각하오?"

 

"서울이면 몰라도 광주에서는 쉽지 않을 텐데요. 원래 지하상가라는 것이 지상에 수요가 포화되었을 때, 그 다음의 공급수단 공간이거든요. 그 곳 상권을 한번 분석해보겠습니다."

"잘 도와주십시오." 평소 인간관계가 뛰어나고 엽렵한 담당과장은, 일은 열심히만 하면 좋은 줄로 생각하는 듯 했다.

유통을 전공한 한 장희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교수는 내가 갑갑한 사람들, 꽉 막힌 인간들의 전형, 기껏해야 샌님이라고 깔보는 일반적인 교수와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인간이다.

탁 트인 자이고 눈치도 코치도 뛰어나고 현실파악능력이 비상하다.

그가 전남대학교 총장이라도 되었더라면 전남대는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다.

지방대로서 인 서울(In SEOUL) 대학에 도전하는 비상의 날개를 달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꼭 필요한 사람이 꼭 필요한 자리에 앉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총장을 직선제로 꼽다 보니, 총장하고 싶은 욕심만 가득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아무런 꿈도 없는 분들이 턱하니 앉아 있다. 지금 지방대가 얼마나 위기인가!

다른 일도 잘 하면서, 경조사 잘 찾아다니고 골프도 잘 쳐주는 분이 총장이라면 대학이 발전하겠지만,

오로지 대학발전을 위하여 혼신의 열정을 쏟겠다.’는 다짐 한 줄 밖에 없는 분이 총장이 되어가지고서야,

이 어려운 지방대학의 현실을 어떻게 타파한다는 말인가.

지역의 발전을 위해 가슴을 태우다보니, 지역 대학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한 지역의 발전은 이니셔티브는 지방자치단체가 쥐고 있을지 모르지만, 지역의 ···이 총체적으로 이루어낸 지혜와 지역발전 의지의 합에 의하여 좌우된다.

전화기 너머로 한장희 교수의 날카로운 지적이 카랑카랑하게 들려왔다

광주시청 놈들, 디질라고 자리 뜻 하고 자빠진 줄 알아라! 도대체 지금 서방 지역 상가도 안 되는 데, 거기다가 또 상가를 만든다는 미친 놈 들이 어디 있냐고, 같이 다 죽자는 것이지. 지하라는 것이 공공재, 공짜이다 보니까 남 죽은 줄 모르고 현찰 챙기려고 지랄 연빙하는 짓이여.”

나는 결심했다.

선비같고 청렴하고 고고한 시장님을 뵈러 시장실에 내려갔다.

시장님 서방지하상가 조성 사업을 지금 중단하셔야 합니다.”

전임 시장이 결정한 사업을 후임자가 변경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야. 그리고 앞일을 예측하고 사람들을 설득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 ‘신 과장의 생각이 꼭 맞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잖아.”

어제 오후부터 밤늦게 까지 서방 지하상가 조성 예정 지역 주민 분들과 소주를 마셨습니다. 그 분들이 저에게 이 일만은 막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몇 분은 울먹였습니다.

광주시청이 우리를 다 죽인다고. 시장님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나는 늘 간절했다.

합법성을 행정의 최고 이념으로 생각하는 시장님은 주민 투표에 부치는 등 절차적 흠결을 안 남기고 일을 추진하셨다.

불길한 예감은 늘 적중한다. 2년 뒤 서방 지하상가 조성 사업으로 파 놓은 땅을 다시 묻었다.

서방 시장 인근을 비롯한 파 놓은 땅 옆에서 장사로 자식들을 키우던 천 여 세입자 들은 다 망했다.

그들은 땅을 치고 통곡했다.

그들은 너무나 순진해서 광주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하나 청구하지 못했다.

조금만 불편하면 손님은 다른 데로 가버린다.

나는 그 분들의 피눈물을 보고 한없이 괴로워 술에 의지하는 삶을 살았다.

단 한 사람의 공무원도 잘 못 됐다고 사과하지 않았다.

그들은 때 마침 찾아온 IMF가 잘 될 일을 망치게 했다고 둘러댔다. 비겁한 자들이다.

억울하기도 했다. 내가 한 일도 아닌데 나는 너무나 괴롭고, 업무를 직접 책임지고 행한 이들은 늘릅했다(전라도 지역 태연하다의 방언).

아무렇지도 않았다.

승진만 잘 하고 사람 좋다는 말만 들었다.

한국 행정의 가장 큰 특성과 개선점은 절대로 반성하지 않고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지금 지나 간 이 일을 꺼내 든 것은 한국의 경제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아슬아슬 한데도 어느 누구도 진정으로 아파하지 않고 그래도 나은 방향으로의 진전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승부하지 않는 점이다. 고민도 안 하고 잠만 잘 잔다.

얼굴이 해쓱해 진 사람은 정 은경 질변 본부장 밖에는 없다.

행정은, 특히 경제 정책은 표를 의식하고 하면 망하는 것이다.

포퓰리즘은 당의정처럼 달콤하지만 체질을 약화시켜 쓰러지게 한다.

나는 단임제 대통령이 이토록 국민의 인기에 배고파하는 지를 이해할 수가 없다.

오기와 콤플렉스로 꽉 차 있나보다.

청와대 경제 참모나 정부의 경제 관료들도 튀려는 데에만 관심 있는 청개구리들이다.

지휘자는 장이 끓는지 국이 끓는 지도 모르고 그 밑의 참모들은 딴 생각 헛생각만 하고 실력도 경험도 없으니 이 나라 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란 말이다.

국민을 위한 행정이 가져야 할 일번 요소 母性’, 즉 간절함과 진정성이 빵 점이다 보니 개판이 되어버렸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행정은 좋은 점은 계승되지 않고, 실패는 교훈으로 남지 않고 늘 반복된다.

최근 한장희 교수가 나에게 안도현의 시 "연탄 재 함부로 차지마라"에 곡을 붙인 노래를 카톡으로 보내줬다.

한 때 좋아했던 안도현 시인도 공지영 두둔 발언을 보며, 그도 연탄 처럼 자기 몸을 다 아낌없이 태워 다 주고 재가 되는 인간은 아니라고 보였다.

말로만 그랬을 뿐, 생각이 행동으로 내면화 체화된 인간이 아니었다.

조정래 이외수 선생이나 다 마찬가지다.

네 이웃을 내몸과 같이를 생각으로 만이 아닌 가슴으로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국이를 응원하고 윤석열을 비판할 수가 없다.

멋으로 폼으로 살아왔고 몸따로 마음따로 말따로 행동따로 인간들이다.

한국의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다.

자신의 성공을 보여주려는데 마음이 앞 설뿐 국민의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

절심함과 진정성이 없다.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에서는 폼내기 멋내기 순간모면 하기가 통하질 않는다.

한 가지만 더 지적하고 다음 주제로 넘기자.

나는 지금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는 물론 우리한국의 대외 수출여건 등 무역환경이 어렵게 된 점도 있지만 정책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대통령 등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데 있다고 본다.

한국이라고 다 바보만 살겠는가. 사람은 어떻게 써야 하는 가. 자기들하고 꼭 같은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여 일을 한다면 어떻게 잘못된 생각이나 착각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 나라의 국정을 책임지고 경영할 능력이 全無하다고 본다.

지휘자 능력의 첫 번째 요소는 자신의 판단 근거, 그러니까 지혜의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지를 아는 데에 있다.

리더라면 당연히 알아야 할 이 기본 지혜도 모르는, 세상 경영 경험이 젬병인 초보 운전자에게 한국의 운명이 맡겨진 불행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안 들어야 될 사람의 말은 믿고 들어야 될 사람들의 말은 절대로 안 듣는 지혜의 사막에 갇혀 있다.

오아시스는 어디에도 없다.

 

신광조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 행정고시 합격, 전 광주광역시 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