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규의 심리상담칼럼
한상규의 심리상담칼럼
  • 한상규 교육전문기자
  • 승인 2018.07.3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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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은 나도 몰라 : 은둔형 외톨이의 변화


                                                                 

필자가 상담 및 심리치료를 전공한 심리학자다보니 한 번씩 강연을 나가다 보면 인간의 마음은 어디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은 마음과 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음은 곧 뇌기능과 관련되어 있다. 곧 마음은 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1000억 개의 뇌세포가 존재하는 데, 이를 평생에 걸쳐 5%정도 밖에 쓰지 못한 채 죽는다고 한다. 비교적 뇌를 많이 쓴다고 하는 천재들도 10%정도 밖에 쓰지 않는다. 반대로 뇌를 잘 쓰지 않는 사람들은 학습과 기억 같은 마음 기능이 둔화되거나 뇌기능 이상인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뇌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인간의 마음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이고 이것은 유기체적 상관관계에 있는 건강한 몸과 더불어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원천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뇌를 쓰지 않거나 쓰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무엇이든지 꿈꾸고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인간 모두에게 주어져 있는 것을 믿어야 한다.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는다면 무엇이든지 꿈꾸고 이룰 수 있다고 믿는 믿음이 중요하다. 자신의 욕구와 재능을 담아낸 자신만의 꿈을 향해 갈 때 생길 수 있는 장애물인 나태함이나 무기력함조차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의 삶을 조금씩 통제해 나가는 경험이 쌓일 때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운명의 쇠사슬도 끊어낼 수 있다.

 

얼마 전, 수년 동안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처럼 방안에서만 은둔 생활을 하는 어떤 청년을 상담한 일이 있다. 은둔형 외톨이로 중학교 졸업학력이 전부였으나,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병력도 지능도 양호한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수년동안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서 게임이나 스마트폰만을 주로 하면서 지자체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었다. 이 청년에 대해 심리검사를 하고 난 뒤 정상수준의 심리검사 프로파일을 확인하고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당신은 정신병입니까?”

아니요

아니면 지적장애라도 있습니까?”

그런 것도 아니고 지능도 보통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이러고 있습니까?”

“.........”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은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습니까?”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예쁜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이 한명도 낳아서 같이 시장도 보고 주말에는 자동차로 드라이버도 하고 싶어요. 옛날에 하다가 중단한 용접기술을 배워서 돈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은둔하게 만들었던 과거에서 실패경험들이 있는 지 살펴보고 그것을 끊어내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것은 어떤가요?”

예 좋아요

 

이 청년은 현재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와 지역자활센터에서 직업 활동을 준비 중에 있으며 매일저녁 꾸준히 강변에서 한 시간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도 스스로 사람 많은 시장에서 구입해서 쓸 줄도 아는 성공적인 인생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과거에는 구직도 공부도 인간관계에서도 거듭되는 실패로 인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바보 같은 존재로 여기고 집안의 동굴에서만 갇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미래를 희망하면서 집밖으로 나왔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말한 것처럼 상담을 통해 마음을 바꾸면 뇌가 바뀌고 뇌가 바뀌면 몸과 행동이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비로소 윌리엄 제임스가 말한 대로 습관과 성격이 바뀌고 나아가 인생의 운명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아빠와 아들이 동물원에 놀러 갔다가 생긴 일이다.

아빠! 코끼리는 힘이 얼마나 센가요?”

코끼리는 큰 나무도 쓰러뜨릴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동물이란다

그래요! 그런데 왜 발목에 묶인 쇠사슬을 끊지 않고, 묶인 채 살아요?”

글쎄, 바보 코끼리겠지!”

 

어른 코끼리는 7톤가량의 몸무게와 엄청난 힘을 자랑한다. 코끼리는 동물 중에서도 힘이 가장 센 동물 중에 속한다. 밀림의 왕 사자도 함부로 어쩌지 못하는 것이 코끼리이다. 그런데 코끼리는 발로 한 번만 차버려도 뚝 끊어질 것 같은 쇠사슬을 끊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코끼리는 천천히 움직일 뿐만 아니라 모험이나 변화를 싫어한다. 코끼리 사육사는 그 점을 알기 때문에 새끼 코끼리일 때 쇠사슬을 발목에 묶어 둔다. 그러면 새끼 코끼리는 도망가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나 반복할수록 발목에 상처만 나고 아플 뿐 쇠사슬을 끊고 도망가는 것은 번번이 실패한다는 사실을 알고 체념한다. 실패를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습관이 되어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 코끼리가 되어 충분히 쇠사슬을 끊고 나올 힘이 생겼을 때도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다. 어제도 오늘도 똑같이 운명에 묶여서 반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비단 코끼리만의 이야기일까?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과거에 시험을 망쳤던 몇 번의 경험만으로 시험 앞에서 떨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꼭 시험만 다가오면 체하거나 배탈이 난다. 머리도 아프고 감기기운도 있다. 초등학교 때 80점정도 맞았다면 중학교 때 90점을 목표로 몇 번 시도 해보다가 안 되면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정해 버리기도 한다.

내 머리는 이정도야, 사람은 제 분수를 알아야지! 나는 해도 안 돼!’

 

이런 부정적인 생각으로 체념하든지 아니면 공부를 잘 못 가르친다고 선생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족집게 과외선생님을 부쳐 주지 않는 부모님을 탓한다. 그리고는 그 정도의 성적을 유지할 만큼만 노력하고 애를 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절히 원하거나 절박한 목표를 갖고 있지도 않다. 과거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시간 관리습관에서도 그다지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 늘 모호한 목표를 정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니 결과는 예전과 다를 바 없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한다. 이것은 뇌를 활성화시키고 잠재력과 역량을 극대화하는데 반대로 이끌고 간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동적 사고로 안 된다고 생각해버려서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도, 통제할 수고 없다고 믿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해결가능 한 일이 주어져도 전혀 시도도 하지 않은 채 포기해버린다. 스스로는 어떤 일이라도 할 수도 없었다는 경험, 곧 무기력을 학습한 상태가 된다. 이런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서는 어떤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상황이 주어져도 바보같이 움직이지도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 나은 성적도, 직업도, 미래도, 그 어떤 것도 나아질 수 없다. 때로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도 하고 우울증 환자가 되기도 한다. 인터넷 게임 같은 것에 대리만족 하다가 중독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제 여기서 벗어나려면 자신을 믿고 과거의 실패의 경험에서 오는 부정적인 믿음부터 끊어야 한다. 뇌가 학습한 무기력과 실패가 진짜 내모습의 전부인지 정말 잘한 학습인지 의심해보면서 자신에게는 아직도 살아 꿈틀대는 작은 욕구와 희망의 소리도 들어보라. 이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어느새 다시 성공을 학습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는 나의 가능성을 묶고 있는 한계라는 쇠사슬을 과감히 끊어내자. 그리고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자. 그러면 과거와는 정반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 좋은 사람,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끝-

*한상규 교육전문기자는 영남대학교 심리학과와 동대학원에서 심리학박사(Ph.D. Cand) 및 한일장신대학교 심리치료학박사(Ph.D. in Psychotherapy)를 취득하였다. 현재 영남이공대학교에 출강하고 있으며, 한국청소년상담학회 중독예방학회장을 맡고 있다. 또한 상담 및 심리치료 전문기관인 오너스심리연구소 대표로 있으며 심리학적 심리치료전문가(중독심리·정신분석·인지행동치료·청소년상담·심리검사)로서 심리치료를 비롯해 강연 및 칼럼리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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