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영남대 재단 손 떼야한다” 영대 정상화운동 본격화
"박근혜, 영남대 재단 손 떼야한다” 영대 정상화운동 본격화
  • 김철모 기자
  • 승인 2018.10.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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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구대 설립자 최부자 손자, “영남대, 박근혜가 추천한 이사 체제…바로잡아야”
박근혜 재단 이사장 1988년 입시부정 터지면서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 때 복귀
이부영 전 의장,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정대화 상지대 총장 등 정상화 필요 강조

 영남대학교 재단 정상화운동이 본격화한다.

 3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대구향교 유림회관 대강당에서 ‘(구)대구대와 한국현대사’란 제목으로 경주 최부자 후손 최염(86)씨의 강연회가 열리고,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격려사를 한다. 최씨는 경주 최부자 11대손이면서 영남대의 전신인 옛 대구대 설립을 주도한 경주 최부자 문파 최준(1884~1970) 선생의 장손자이다.

 영남대는 옛 대구대학과 옛 청구대학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통합, 영남대로 설립된 이후 1972년부터 영남대 명의의 입학생들에게 학사학위를 줘왔다.

옛 대구대학과 옛 청구대학을 통합해 설립한 영남대 캠퍼스의 오늘날 모습

 

 최씨는 강연회에서 “50여년 전 신현확씨 소개로 대구대를 위탁 경영하던 삼성 이병철 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사유물인 것처럼 대학을 헌납했다. 설립자인 할아버지에게는 알리지도 않았다"며 “시대가 바뀌었지만 영남대는 아직도 종전 이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정상적으로 추천한 이사들의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 영남대를 바로 잡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밝혔다.

최 씨는 "영남대가 '대구시립대학'으로 재편돼 등록금 부담없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집안으로서도 그 이상의 영광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80년대 민주화운동의 대부격인 이부영 몽양 여운형 기념사업회장(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권력자가 옛 대구대와 청구대를 강탈 한 것은 대구정신을 짓밟은 것이라며 영남대 정상화를 통해 대구정신, 경북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장관급)으로 노무현 정부 개혁정책의 설계사였던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으로부터 박근혜 이사장 체제하에서 호가호위하던 최태민 4인방의 각종 이권 개입 비리가 방치됐다는 증언을 들었다”며 보기 드문 청부가(淸富家) 최준 선생의 기부로 설립한 이 대학을 정상화한다면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사)경주최부자민족정신선양회와 영남대 정상화대책위원회 공동주최로 400여명의 시민이 향교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개최됐다. 정지창 전 영남대 부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손영수 대구향교 전교, 독립투사인 석주 이상룡 선생의 후손인 이항증 전 광복회 경북지회장 등이 차례로 환영사와 축사를 한다. 이상욱 영남대 민주화동문회 대표, 정대화 상지대 총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주최측 한 관계자는 “내년 3월1일 이전에 영남대 이사들이 퇴진하도록 촉구하는 범시민운동을 벌인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사 재선임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1947년 9월 경주 최부자 후손 최준 선생을 비롯한 경북 유림 20여명이 경북도청 소재지였던 대구(대명동)에 설립한 옛 대구대학과 1948년 9월 독립운동가 최해청 선생 등이 민립대학으로 세운 청구대학(靑丘大學)을 통합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주도해 1967년 12월 영남대가 설립됐다(정관에 설립사무 수행자 이후락, 이사장은 이동녕, 이사는 이효상 김성곤 성상영 이후락 최준 한석동 신현확 여상원 오일룡 등12명). 통합 직전 대구대는 최준 선생으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은 고 이병철 삼성회장이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궁지에 몰리자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헌납했고, 청구대는 대학원설치 병설실업초급대학설립후 대구효목동캠퍼스(이후 경일대) 건물붕괴사건으로 위기에 처하면서 이후락 부장의 강압에 의해 넘긴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후 통합 영남대는 경산시에 100만평 규모의 광할한 부지를 마련하고 지역개발학과 졸업생들을 7급공무원으로 특채하는 등 박정희대통령의 지원하에 발전을 해왔다. 전두환 대통령의 개입으로 1980∼1988년 박근혜씨가 영남대 재단 이사장을 맡았다가 1988년 입시부정 등이 터지면서 물러나고 관선 이사가 파견됐다. 이후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전체 영남대 재단 이사 7명 중 과반수인 4명을 추천하면서 실질적인 ‘영남대 주인’으로 복귀한 뒤 박근혜파와 반(反)박근혜파간에 내분이 계속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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