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 3주기
내 어머니 3주기
  • 김정모
  • 승인 2021.12.1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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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에서 또 하나의 신이신 어머니를 기리며

어머니(이분길)께서 돌아가신지 세 번째 기일(忌日)이다. 제3주기 추도를 위해 12월 17일(음11월14일) 저녁 고향집에 형제들이 모였다. 이날은 지난 2018년12월21일(금요일, 음11월15일)새벽 우리를 이땅에 남기고 하늘나라로 돌아가신 음력 제3주기 전날이다. 

안방에 있는 우리 어머니 사진을 보고 인사를 드리니 어머니는 나를 물끄러미 보신다.

다음날 18일 아침엔 어머니 육신이 계시는 산소(선동골로 가다가 왼쪽 산비탈 용문면상금곡리 733번지 위)에 모두 걸어서 올라갔다. 왕복4km가까이 된다. 부모님과 함께 비탈진 길을 따라 조부모님 증조부모님 선영에 올라갔던 날이 엇그제 같은데, 세상이 급전직하 라도 한듯하다. 

우리가 묵은 고향 1박2일 동안 어머니의 영이 함께 임하신 것을 믿는다. 아버지가 70년대 지은신 ㄱ자 한옥을 수리한것도, 30년대 증조부님게서 지으신 옛집을 중창한 것도 부모를 기리고 유지를 받들기 위함이다. 중창한 상량에도 부모님 함자를 한 자를 써놨다 

묵념을 올리고 대구로 가시기 전 다니던 금곡교회에서 자주 부르던 찬송가 ‘복의 근원 강림하사’ 노랫소리를 들려드렸다.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하소서

한량없이 자비하심 측량할 길 없도다

천사들의 찬송가를 내게 가르치소서

구속하신 그 사랑을 항상 찬송합니다​

주의 크신 도움받아 이때까지 왔으니

이와 같이 천국에도 이르기를 바라네

하나님의 품을 떠나 죄에 빠진 우리를

예수 구원하시려고 보혈 흘려주셨네

​주의 귀한 은혜 받고 일생 빚진 자 되네

주의 은혜 사슬 되사 나를 주께 매소서

우리 맘은 연약하여 범죄 하기 쉬우니

하나님이 받으시고 천국 인을 치소서“

 

어머니의 일생은 고난이요 약함 그 자체다.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불굴의 생명력을 발산하셨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약함과 궁핌과 곤란을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할 때에 곧 강함이니라”

어머니께서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성경을 붙들었고 예수님의 위로를 받기 위해 교회를 다니셨던 것 같다.

모진 세파가 덮쳤을 때 우리 어머니는 실날같기도 한 희망을 꼭 붙잡았다. 니체는 천상의 희망을 믿지 말라고했던 그 희망을 잡았다, 

물론 어머니는 시집 오시기 전에는 예수를 몰랐다.

그러나 예수를 믿기 오래전부터 어머니는 참 인간이고 진실이었다.

예수께서 산상수훈 첫 외침, “가난한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것이요”는 우리 어머니를 두고 하신 말씀 같다. 어머니는 마음이 본래부터 가난했다.

우리에게 어머니는 또 하나의 신이다.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혹 남이 내게 잘못해도, 나는 그 사람에게 사람 도리를 하고 살아야 한다" "예수님 말씀을 잘 따르며 살거라"...

생전에 자녀들에게 하신 말씀이 잠언으로 되뇌이며 생각난다.

-18일 밤, 불효자 맏아들 김정모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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