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오 달성군수, 12년 군정의 담담한 고백 화제
김문오 달성군수, 12년 군정의 담담한 고백 화제
  • 김철모 기자
  • 승인 2022.05.1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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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텃밭 달성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내리 3선한 기적(?)의 정치인
<대구경북언론인회>에서 발간하는 '팔공저널' 2022년 봄호에서 밝혀

김문오 달성군수가 최근 12년 동안 경상도의 지리적 중심인 대구광역시 달성군 군정을 맡으면서 진솔한 소회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피력해 잔잔한 파장을 낳고 있다. 

사단법인 대구경북언론인회에서 발간하는 '팔공저널' 2022년 봄호에서 이같은 심경을 밝힌 김 군수는 이번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변으로부터 대구시장 출마를 거듭 권유받은 바 있다. 

김문오 달성군수. 2022.5
김문오 달성군수. 2022.5

 

언론인(MBC) 출신인 김군수는 정계 투신 이후 전설적인 정치스토리를 만들었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3번 내리 모두 무소속 또는 무투표 당선되는 선거의 신화를 만들었던 것이다. 특히 김군수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달성군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가 공천과 전폭적인 선거 지원 유세를 벌인 한나라당 군수 공천 후보를 꺾고 무소속으로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박 대표의 빛이 이 때 부터 바랬고 사실상 해가 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뒤 추경호 국회의원(현 경제부총리)이 공천한 군수 후보 역시 당시 무소속 김문오 후보에게 패배했다.

지역 정계에서는 무소불위인 국민의힘 계통 국회의원들과 막강한 정당세력의 예속에서 벗어나 김 군수는 자유롭게 국민 속에서 진정한 지방정치를 펴고 있다는 평이다. 김 군수는 경북대 법정대를 졸업하고 대구MBC 기자로 입사, 기자의 꽃인 보도국장을 역임해 명실상부한 지역출신 지방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다음은 대구경북언론인회에서 발간하는 팔공저널에 실린 글 전문이다. 팔공저널은 주로 김 군수를 잘 아는 전현직 언론인들이 만든 잡지여서 격의 없이 흉금을 터놓은 기고다. 

 

달성군민 자존심 살린 12

김문오 달성군수, 대구MBC 보도국장

 

3선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재임 중 가장 보람된 일은?

나는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군민들에게 자긍심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오랜 기간 변방이라고 자조해왔던 달성군민, 그러나 지금은 전국 군 단위 인구 최고에다 젊은 도시, 예산 1조 원 돌파, 곧 읍 승격을 앞둔 구지를 포함 읍 보유 최다 군, 그리고 장학기금 최다 등등 전국최고의 수식어가 이를 대변한다.

둘째는 달성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와 함께 자타가 공인하는 관광도시 달성이다. 송해 선생을 셀럽 마케팅해 탄생한 송해공원’, 낙동강 유람선이 노니는 사문진 주막촌’, 일제강제 폐사 100 년만에 중창 복원된 비슬산 대견사’, 대구의 유일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으로 등재된 조선의 수현(首賢)서원 도동서원’, 그리고 대구의 영산 비슬 산의 참꽃축제등 달성의 핫 플레이스를 모르는 이가 없다. 거기에다 한

44국 최초 피아노 유입을 스토리텔링한 ‘100대 피아노와 한국 현대미술제의 효시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전국적으로 고정 마니아가 생길 정도로 품격있고 인기 있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는 군수 재임 중 정책결정을 할 때 늘 스스로 다짐한 철학이 있다. ‘인기있는 군수가 아니라, 기억에 남는 군수가 되겠다’, 그래서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군민을 위한 것이냐? 달성의 미래를 위 한 것이냐?’ 이 명제가 바로 정책 결정의 최우선 잣대다.

선출직, 그것도 무소속 군수로서 있다 보니 반대를 위한 반대까지 난관이 많았다. 그때마다 두가지 물음의 잣대로 소신행정을 폈다고 자부한다.

지자체 운영도 경영이다. 경영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수다. 기업이 경 제적 이윤을 추구한다면 지자체는 공공의 이익을 추구한다.

일자리 창출, 공공사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주민들에게 소득을 안기 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관광사업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존 네이스비츠는 “21세기 먹거리 산업은 환경과 정보 그리고 관광산업이라고 예견했다. 달성은 다행히도 국가산단, 테크노폴리스 등으로 환경과 정보산업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 낙동강과 비슬산이라는 천혜의 자연 조건, 불교와 충효 사상을 근저로 한 다양한 문화자원 등을 바탕으로 나는 취임 초부터 일찌감치 관광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달성의 관광산업은 이 제 관광불모지 대구를 선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하고 있다. 10년이 지나면서 달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군민에겐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1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구절벽시대 위기속에서 출산장려와 인구증가도 최우선 정책사항이다. 10여년 전에는 달성군도 인구가 떠나는 곳이었다. 그래서 아이 낳기 좋고, 기르기 좋은 달성을 슬로건으로 내걸출산장려 정책은 돈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보육환경의 확충과 개 선이 급선무다. 장난감 도서관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다자녀 가정을 위한 캠핑카 지원을 비롯 현실적인 사업을 병행 추진했다. 전국 최대의 장학기금 조성, 특성화학교 지원, 사교육기관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학 교 교육경비 대폭지원은 인구 유출 방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대구신청사 유치 무산, 비슬산 케이블카 사업의 미진이 그렇다. 이 두 사업은 달성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대구 미래를 위 한 사업이라는 믿음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부작위(不作爲), 즉 안 하는 것이다. 반대로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에 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지자체장이 몸을 사리고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이 안게 된다.

지자체장은 주민에게 희망과 꿈을 줘야하는 책무가 있다. 어떤 정책이든 리스크는 있다. 또 선출직이기에 반대를 위한 반대도 있다. 지역발전과 주민에 꿈을 주겠다는 소신과 철학을 우선하다면 이러한 장벽은 뛰어넘 을 수 있다. ‘꿈을 주는 군수바로 나 자신, 3선 단체장의 에너지이자 원 동력이었다.

마지막 날까지 인기있는 군수보다는 기억에 남는 군수가 되겠다는 나의 좌우명을 겸손한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끝으로, 늘 성원하고 힘을 실어준 언론 선후배님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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