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시로 쓴 아버지의 시집 ‘노루귀를 만나던 날’(도서출판 그림과책) 출판 기념회와 이를 조형미술로 표현한 아들의 조각 전시회를 함께 여는 ‘부전자전(父展子展)’이 18일 대구학생문화센터 e-갤러리에서 개회된다. 24일까지 전시.
최성곤 시인은 이날 전시회 개회식에서 “기다리고 참는 마음을 시로 표현한다. 한 번의 꽃을 피우기 위해 일년이라는 긴 기다림이 꽃에 남아 있다.”며 “시의 소재로 삼는 대상이 지천에 널린 꽃과 나무”라고 말한다.
개회식을 앞두고 만난 최 시인은 “인생도 어쩔 수 없이 참아야할 때, 끝없이 기다려야할 때 기다리고 참는 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기업현장을 누비며 어떻게 시인이 됐느냐는 물음에 “시(詩)는 스트레스를 벗어나는 탈출구였다”고 최 시인은 답한다.
최 시인은 자연을 객체로서가 아닌, 함께 공존하는 주체로 인식한다. 자연의 꿈틀거림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자연의 호흡을 따라 숨 쉬며 때로는 꽃의 목소리로 때로는 계절의 목소리로 신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준다. 시집 제목이기도 한 최 시인이 애송하는 시 ‘노루귀를 만다던 날’을 읊어보면 단박에 느낀다.
최 시인의 시집 ‘노루귀를 만나던 날’에 대해 신원석 문학평론가는 “시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최 시인의 시를 읽으면 내가 표현하고 싶은 부분이 이거다라고 무릎을 치며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
최 시인은 공고(工高)를 다녔던 엔지니어 지망생답게 대구에서 화장품 제조공장을 약 20년 간 경영한 중소기업인(효성메디케어, 에이징)이다. 그는 어느 게 본업인지 궁금할 정도로 시에 열정적이다.
“어릴적부터 끊임없이 말씀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시간이 흘러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조소과 대학원생인 아들 최정호씨의 전시 작품 '물끄러미' 설명에서 부전자전(父傳子傳)의 체취가 발견된다. 세대 단절이라는 부정(不正)사회에서 아버지의 뜻이 아들에게 전하는 모습에 관람객들이 또 다른 흥미를 가진다.
팍~~와 닿는글이 또하나의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