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제 날로 잡은 오늘 새벽 눈을 뜨니 가랑비가 내린다.
집에서 2km(5리)도 안 되는 경북 예천군 용문 용문 돌곶이라는 산비탈에 위치한 선영에 오른다.
그곳에 가는 길은 피땀이 서린 익숙한 길이다. 두들마 옴봉산 동지뫼기(샛골 복천들에도 논이 있었음)등지에 있는 논과 밭(山田)에 일하러 다니고, 겨울엔 지게지고 땔감나무를 하고, 집에 일하는 소를 데리고 풀을 뜯겨 먹으러 다니던 그 길이다.
도로에서 300m 산비탈을 올라 증조부모 조부모의 묘소 그리고 어머니(이분길)와 합장하신 아버지(고 김강구) 유택.
아직도 초연히 떨리는 마음으로 선다.
고요히 육신이 와 계신 아버지(김강구)... 사무쳐 조용히 마음속으로 부른다.
뇌경색 통원치료 3~4년 이어서 요양병원 4~5년...나는 병원에서 연락 올가봐 잠자리 머리맡에 휴대폰을 두고 잔다.
요양병원에서 생명이 꺼져가는 아버지를 보며 자식으로서 속수무책 찢어지는 듯 아픈 마음.
손을 잡으면 살려달라는 듯 내손을 꼭 쥐었는데...
땅을 치며 大哭하며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리요
당신의 즐거움은 맛보지 않고 오직 가정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아부지요... 병을 막지도 치료하지도 못한 불효자시더...
용서를 빌며 빕니다...”
2022,8,1 새벽 고향집 소소당 누마루에서 아들 김정모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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