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와 국가안보
경제위기와 국가안보
  • 문장순
  • 승인 2022.08.1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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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잡겠다고 금리를 0.5% 인상했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그럼에도 기대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우리만의 경제위기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당장에 석유와 산업용 금속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자재 값이 급락하고 있고 코로나 때 국민들에게 지원했던 돈이 극심한 인플레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물가급등 막기 위한 급속한 금리인상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많은 국가가 경험하고 있는 경제현실이다.

여기다가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존의 세계 공급망 붕괴 현상까지 가져왔다. 여기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는 기존의 국게경제질서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가와 원자재하락, 식량위기를 전세계적으로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스텐다드보다는 국가는 생존에 부합하는 개별국가의 이익에 보다 적극적인 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 국가가 국제질서를 무시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국제사회는 혼란을 가져온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경제안보의 위기다. 경제안보는 곧 국가안보와 연결된다. 경제적 안정이 없다면 전통적인 국가의 군사·외교적 역량을 확보하기 힘들다. 동시에 경제적 번영은 국가의 복지, 보건, 고용 등의 안정을 가져와 국가안보를 굳건하게 만든다.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은 군사·외교적 안보를 약화시키고 국민생활의 안정을 가져올 수 없어 국가 내부적인 갈등을 양산시킬 수 있다.

경제위기는 경우에 따라 국가 지도자들의 극단적인 행위로 나타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도 경제위기시 지도자들은 국민들을 오도해 위기상황을 일시적으로 모면을 시도하거나 침략행위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2차세계 대전도 히틀러가 세계대공황을 빠져나오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었고 그 파장은 엄청났다.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섬을 둘러싼 전쟁도 아르헨티나가 엄청난 부채와 악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일으킨 것이다. 경제위기시는 국제사회 질서를 파괴할 수 있는 행위자들이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지도자가 행하는 일탈행위는 자신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가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모든 국가들의 과제이다. 더구나 한국의 경우는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국제경제위기를 어느 나라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대부분의 국가가 상호의존적 구조 속에 놓여있다. 특히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어느 나라보다 높다. 무역총액이 국민총생산(GDP)와 맞먹는다. 국제교역을 통해서 살아갈 수 있는 나라다.

단적으로 우리나라 식량자급자족률이 약 25%. 우리나라 농민이 생산한 식량만으로는 전국민이 겨우 4개월밖에 살 수 없다. 석유소비량도 전세계 7-8위권이다. 중심산업인 반도체 관련 자원은 거의 수입한다. 우리나라는 전세계국가와 교역을 하지 않으면 아예 생존 그 자체가 불가능한 나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제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이 뚜렷한 극복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경제안보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현재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IMF시기도 국민역량을 결집시켜 극복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부부터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여야 역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말로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진정성있는 대안을 제시해야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공감하면서 위기극복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구본원(전 통일시민대학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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