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근의 첫 수필집 ‘행운목...’ 출간
최진근의 첫 수필집 ‘행운목...’ 출간
  • 지근영 기자
  • 승인 2022.08.13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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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생에서 나오는 손발로 쓴 수필로 곁에 두고 볼만 한 책...

수필가 최진근의 ‘행운목 꽃이 피다’ 수필집이 최근 출판사 소소담담에서 펴냈다.

작가는 2012년 수필전문지 ‘에세이스트’로 등단한 후 10년 만에 첫 수필집을 상재했다. 어린 시절부터 일흔 중반이 될 때까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 가는 삶의 향기로운 이야기를 조곤조곤 흐르는 물처럼 편하게 담아 놓았다.

수필집은 총 45편 255페이지로 모두 5부로 나누어져 있다.

작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마을 산을 지키는 산지기를 했을 때 또래들이 겪는 아픔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어머니의 행상으로 벌인 돈으로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교실에는 책상과 걸상이 없었고 바닥은 자갈을 깔아 둔 그 위에 집에서 가지고 온 비료포대 종이를 깔고 그 위에서 공부를 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은 우리사회를 되돌아보게 해 준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서 방송사 프로듀서와 대학교수로 생활하며 겪는 면면이 글 속에 진솔하게 녹아 있다. 방송국 프로듀서 시절 야간당직을 하다가 아침6시 뉴스를 진행할 아나운서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팬티만 입은 채 2층 라디오 주조정실로 신들린 사람처럼 뛰어가서 숨이 차 흑흑하며 뉴스를 진행한 일화와, 80년대 한국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자 경주에서 국제회의가 자주 열리고 외국 방문객이 늘어자 외국인을 깨끗하고 친절하게 맞이하자는 캠페인인 ‘특별생방송 손님맞이 이대로 좋은가’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고향에서 고발프로그램을 제작하며 겪었던 부모와 공무원 지인 간의 팽팽한 신경전을 무릅쓰고 생방송을 진행한 방송인의 고뇌와 직업의식이 그려냈다. 끝내 부모님 말씀을 거역한 불효자가 되어 지금에야 후회하는 심정을 보며 이 시대 부모와 자식 간 깊이 생각할 화두를 주는 듯하다.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할 때 스톱워치란 도구를 인간과 비교한 글은 간사한 인간의 심리를 꼬집고 있다. 방송인이었을 때는 시간을 체크하고, 박사학위논문을 쓸 때는 전문방송인의 음성언어표현속도를 측정하고,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대화속도를 측정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편도 50키로 미터 이상이 되는 출근길을 19년간 다니며 가끔 수업시간에 늦을까봐 빨리 가려고 질서를 위반하고 후회하는 일이나 도로와 그 주변이 많은 변화를 하자 그 변화에 적응해 가려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고뇌는 바로 우리의 애기일 것이다.

새마을운동전문가로서 저개발국가에 한국성공경험인 새마을운동을 전수하려고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을 찾아가 가난했던 한국이 경제대국이 되어 잘사는 비법을 전수해 한국의 자긍심을 고양시켜 주고 있다.

그는 방송사 프로듀서와 경운대학 교수직을 마감하고 현재는 대구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서산문인협회, 달구벌수필문학회 회원으로 수필을 쓰고, 미술활동으로 한국교육미술협회 학회, 대구남구미술협회, 대경미술가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2019년에는 신조형미술대전 초대작가로 선정되어 유화를 그리고 있다.

방송인 교수 문인 화가 등 다양한 그의 인생에서 나오는 손발로 쓴 수필로 곁에 두고 볼만 한 책이다.

작가는 책머리에서 “책을 빨리 펴내고 싶었지만 글밭이 기름지지 못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 같아 망설여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양심과 인격이라는 두 길에서 고뇌한 흔적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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