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중책 맡긴 이유는? "공직자 정도(正道) 걸어온 우직 인정 결과..."
대통령이 중책 맡긴 이유는? "공직자 정도(正道) 걸어온 우직 인정 결과..."
  • 대구경제
  • 승인 2022.08.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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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인의 자긍심 높여준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

17개 시도 부단체장 중 유일한 차관급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책

경상북도 안동 출신으로 지난 8월 1일자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차관급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에 오른 김의승 신임 부시장(56)은 ‘작은 정부’라고 불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에서 30년을 근무해온 정통 전문 행정관료다. 언론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해온 그를 경북지역 연고를 강조하며 거듭 부탁해 본지 취재진이 지난 8월 19일 서울시청사에서 만났다.(편집자 주)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차관급)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차관급)

 

- 안동 출신으로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차관급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에 오른 배경에 대해 전국 공직사회에서 궁금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과분한 직위에 오르게 되어 어깨가 몹시도 무겁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 저에게 이런 중책을 맡겨준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는데, 어쩌면 직업공무원으로서 정도(正道)를 걸어온 우직함을 인정해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흔히 안동사람들의 기본적 특성 중 하나가 이른바 아부를 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시쳇말로 비비는(?) 재주가 없다는 것인데, 저는 그런 점에서는 전형적인 안동사람인 것 같습니다.(웃음) 더욱 낮은 자세로 노력하고 봉사하겠습니다.”

서울시에서 다양한 행정경험으로 ‘행정의 달인’이라는 관가의 평

1급 공직자 자리 두 번(서울시 경제정책실장,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 지금까지 서울시에서 여러 요직들을 거쳤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해왔나?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93년 공직에 입문한 이후 줄곧 서울시에서만 몸을 담아 왔습니다. 첫 보직은 용산구청 청소과장이었습니다. 이후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구청에서는 건설관리과장, 기획예산과장을 거쳐 총무과장을 맡았고, 서울시 본청으로 옮겨와서는 행정과장, 인사과장, 심사평가담당관, 경제정책과장을 거쳐 2014년 국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국장이 된 이후 일자리기획관, 행정국장, 관광체육국장, 대변인, 기후환경본부장을 거쳤고 경제정책실장이 되면서 1급 승진을 했습니다. 작년에 서울시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후, 이번에 행정1부시장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작은 정부’라고 하는 서울시에서 근무할 때 인상 깊었던 일을 소개해달라.

메르스로 관광객 반토막이 나자, 중국으로 건너가 마케팅 활동에 나서 유커(遊客) 불러 모아...

서울 해외관광객 1,400만명 돌파하는 신화는 서울시에 아직도 회자

“흔히, 서울시를 ‘작은 정부’라고 해서 외교와 국방 기능을 제외한 모든 정부 기능을 다 수행한다고 하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심지어 외교와 국방 기능도 서울시가 수행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예컨대 도시외교 차원에서 해외의 다양한 도시들과 우호·자매 결연을 맺고 있고, 통합방위 차원에서 군부대와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서울시에 몸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5년 초대 관광체육국장을 맡아 메르스로 침체된 서울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일입니다. 메르스로 서울을 찾는 해외관광객이 반토막이 났을 때, 직접 중국 3대 도시를 방문하여 서울관광 마케팅 활동에 나섰습니다. 한강에서 삼계탕 파티를 하면서 중국의 유커(遊客)들을 불러 모으기도 했지요. 그 결과, 이듬해에 서울을 찾는 해외관광객 숫자가 1,4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강조한 행정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

공무원의 월급은 국민 세금에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해야.

조직은 능률과 효율 지향해야... 낭비 요소 걷어내는 것 꼭 필요

“윤석열 정부에서는 무분별한 공무원 증원을 억제하고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향이라고 봅니다. 혹 지금 공직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들으면 섭섭할 수도 있겠지만, 공무원의 월급은 국민 세금에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공무원 조직은 능률과 효율을 지향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간 무분별한 증원으로 방만해진 조직을 슬림화하고 정부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서 낭비적인 요소를 걷어내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 서울에서 안동 출신 또는 경북 출신 공직자 모임이 있지 않나

“안동 출신 공직자 모임으로 ‘상락회’ 등이 있습니다. 늘 바쁜 업무에 쫓겨 모임에 자주 함께하진 못했지만, 동향(同鄕)이라는 점이 주는 푸근함과 정겨움이 있습니다. 특별히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 고향 출신 공직자 모임에서 여러 분야 공직자들과 정보교류도 하고 배우는 점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지난 ’91년에 부활한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정부 스스로 권한을 합리적으로 행사하는 노력 꾸준히 기울여야

“흔히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로 표현합니다.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 우리 지방자치의 수준도 올라갈 것이고 성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매번 선거가 있을 때만 반짝 관심을 가졌다가 선거가 끝난 후에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면, 결국 지방자치의 본래적인 의미는 퇴색이 되고 말 것입니다. 아울러, 오랜 중앙집권의 전통도 지방자치의 큰 걸림돌이라고 봅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에 이양하고, 지방정부 스스로도 이러한 권한을 합리적으로 행사하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야만 할 것입니다.”

- 역대 정부에서 공직 생활했는데, 지방정부에 대해서 조언한다면

“어떻게 하면 주민들의 삶이 보다 편리하고 윤택해질 수 있는지를 꾸준히 연구해야

저는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했던 1993년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중앙정부와 달리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착되어 있습니다. 중앙 정치무대의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오로지 주민들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정치 현실에서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실제 서울 지역의 경우에도 특정 정당 바람이 거세게 부는 선거판에서도 어떤 구청장은 살아남았습니다. 그 배경을 보면 평소에 주민들을 어떤 자세로 섬겨왔는지가 승패를 갈랐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의 삶이 보다 편리하고 윤택해질 수 있는지를 꾸준히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 존경하는 한국의 행정가는?

“개인적으로는 서울시를 거쳐간 역대 시장님과 지금의 제가 있도록 가르치고 키워준 서울시 선배님 몇 몇 분이 떠오르긴 합니다. 그렇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을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일구어온 이 땅의 모든 선배 공직자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간부 공무원(행정고시 등 사무관)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직자는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무한 책임을 안고 있어

“공직자는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무한 책임을 안고 있습니다. 자칫 겉모습만 보고 공직을 지망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고 어쩌면 좌절할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공직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이런 인식이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해봅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노력하면 우리 사회가 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일에 대한 보람은 그 어떤 분야보다 클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라면 과감히 공직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 공직 입문 시기와 요즈음 공직사회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최근 공직사회의 역동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공무원의 책임의식이 옅어졌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세월을 따라 어느 조직이든 구성원의 특성이나 전반적인 조직문화는 변화하기 마련이지요. 중요한 것은 달라진 시대 상황에 맞게 젊은 세대들도 이해하면서, 공직사회의 조직문화를 바꿔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나 자신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소개한다면...

“아버지는 일선 경찰공무원이셨습니다. 일생을 강직하고 청렴하게 살아오셨습니다. 제가 공무원이 되고 보니 아버지가 어떤 세월을 살아오셨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올곧은 공직자의 길을 꿋꿋이 걸어오신 그 모습이 항상 저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앓으시다가 작년에 세상을 떠나셨는데, 저는 아버지의 훈육대로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마도 하늘에서 지금의 제 모습을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고향이 안동이라는 사실이 큰 위안과 힘이 될 때가 많아

“고향이 안동이라는 사실이 큰 위안과 힘이 되는 때가 많습니다. 고향 안동땅에서 많은 분이 저를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면서, 안동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본지 김정모 발행인(좌)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차관급)과 본지 김정모 발행인(좌)

 

정리: 기자 안윤서

대담: 발행인 김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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