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산 김대원 영남누정 실경산수화전
창산 김대원 영남누정 실경산수화전
  • 대구경제
  • 승인 2022.09.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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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문화예술의전당 9월28~10월7일까지

영덕,침수정, 예천,초간정, 영주,금선정 등 100점 선보여

안동출신 수묵산수화의 대가 창산 김대원 화백의 누정 전시회가 오는 9월28일~10월7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34, 35갤러리에서 열린다.

‘영남의 누정, 그림 속으로 들어가다’란 제목으로 2022년 유네스코 추진 특별전 형식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경상북도와 한국국학진흥원 주최로 진행이 되는데, 김대원 미술관이 보유한 2백여 점의 실경산수화 가운데 영덕 침수정, 청송 방호정, 예천 초간정, 영주의 금선정, 안동의 백운정, 고산정, 만휴정 등 누정 100점이 선보인다.

창산 김대원은 평생 한국의 전통 산수를 화폭에 담아낸 화가다.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과 우수상, 제3회 월전미술상 수상과 더불어 35년간 경기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단체전 300여회, 개인전 25회 연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견 화가지만 특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한문학 전공으로 국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이 그것인데 이것도 실상은 한문으로 기록된 실경산수 이론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중국역대화론(中國歷代畵論)(1-5권), 조선시대 그림이야기)(1-4권), 원림(園林)과 중국문화(中國文化)(1-4권), 중국고대화론유편(中國古代畵論類編)(1-16권)번역서가 그의 손을 거쳐 탄생되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누정 작품들은 하나같이 창산 수묵산수의 절정이 빗어낸 작품이라는 평가다. 창산은 눈앞에 정자와 정자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 풍광을 두고 수백 번 더 더하고 빼기를 반복하면서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유려한 조형미와 건축미, 그리고 산수 풍광과 어울린 건물 주인의 정신까지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와 같은 창산의 실험정신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작품이 500호 대작 침수정이다. 경주인 손성을(孫聖乙;1724~1796)이 영덕 옥계의 팔각산과 동대산의 계곡물이 합류하는 지점의 커다란 암반에 정면 2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으로 지은 침수정과 그 주위 풍광은 창산이 그전에도 여러 차례 그린 적이 있는데 2004년 작 침수정이 병풍대가 압권이었다면 2022년 작 침수정은 주위 풍광이 침수정을 빛나게 하는 보조 장치로 바뀌어 있다.

창산은 중국 화론이론서 번역 이후 산수의 경관을 그대로 묘사하기 보단 자연의 핵심을 포착하는 실경산수화로 전환했는데 이러한 실험은 이번 전시회의 다른 작품을 통해서도 여실하게 다가온다. 청량산 그림은 김대원 연작의 대표성을 띠고 있는데 이번에 전시되는 고산정 또한, 실경을 통한 순수하고 빼어난 예술적 조형성을 볼 수 있다. 2005년 작 청량산고산정이 고산정을 그림 한편의 점경으로 배치한 가운데 화폭의 중심을 커다란 절벽으로 채움으로써 청량산의 역동성을 보여주었다면 2022년에 그린고산정은 흰 여백을 배경으로 정자를 도드라지게 표현한 덕분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은 물론, 쌓아올린 석축까지 볼 수가 있다.

김대원은 어떻게 하면 옛것을 현대정신과 접목시킬 수 있는가를 비전으로 붙들고 살아간다. 김대원은 정자 그림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결합을 꿈꾼다. 산수에서 정자로, 정자에서 다시 구곡으로 부지런히 그림 그리는데 혼을 파는 창산이야말로 붓으로 자연을 노래하는 이 시대의 진정화 화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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