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은 미국 뉴욕의 중심부다.우리가 뉴욕 하면 떠올리는 고층 빌딩에 사람 많은 바로 그곳 이다. 한국에서 시내라고 부르는 어감과 거의 같다고 보며, 뉴욕에서 The City라고 하면 뉴욕시 전체가 아닌 맨해튼만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어떤 나라나 대도시의 도심을 최대 번화가 및 중심지라는 뜻으로 '~의 맨해튼'이라 부르기도 한다. 서울의 여의도, 상하이의 루자쭈이나 와이탄, 도쿄의 긴자 및 마루노우치, 오테마치와 비슷하다. 사실상 도시국가인 홍콩에서는 홍콩 섬이 맨해튼에 비유되곤 한다.
그럼 평해튼은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북한 평양의 중심가를 평해튼이라고 부른다. 평양과 미국의 맨해튼을 합성한 신조어다. 평양의 상류계층이 미국의 맨해튼 부자들처럼 삶을 누리고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다.
일반적으로 북한하면 떠오르는 1인 독재치하에서 헐벗고 굶주리는 노예 같은 삶을 사는 북한 주민의 삶을 떠올 릴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도 맨해튼처럼 마천루의 숲이 우거지고 우리나라 명동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평해튼이 있다. 북한 주민 99%와는 너무나 다른 1%의 삶이 평해튼 사람의 삶이다. 그들은 과연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일까? 전통적인 상류층인 당 간부, 소수의 예술인, 김정은시대의 특권층으로 떠오른 특수부문의 과학자, 돈주등이 살고 있다.
평해튼의 창광거리는 평양에서 가장 중심거리이다. 그 주변을 중심으로 돈주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커피 한잔에 4달러에서 9달러, 우리 돈으로 1만원의 돈을 주고 커피를 사먹는다. 북한에서 커피 한잔은 북한 주민의 한 달 월급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그럼 그 돈주들의 돈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돈주라는 말이 생긴 것은 1990년대 중반 경제난으로 장마당이 등장하게 되면서 시작했다. 그 돈 주들의 수준은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중 평양에서 돈주가 가장 많고 돈의 규모도 크다. 그들은 외화를 보유하고 소비한다. 북한에서 당연히 외화 자체가 유통될 수 없다. 그래서 외화는 외국의 친척, 중국, 일본의 왕래, 송출 된 북한 근로자와 외화벌이 등에서 유입 된다. 당 간부는 아편과 희토류를 중국에 팔아 불법적으로 외화를 벌기도 하며, 주택건설을 하여 공식적으로 벌기도 한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처럼 그들의 부는 점점 더 쌓여 상상을 초월한 호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은 배달 음식은 24시간 가능하며, 명절이나 생일날에도 요리를 하지 않고 주문 음식으로 잔치를 한다, 빨래는 대행, 한증탕이 생활의 일과 중 하나이며 거기에서 개인 교사, 미안사(맛사지사), 맛집 정보등을 교환한다. 여명거리의 스시바와 바비큐 식당에서 50달러에 가까운 고기 메뉴를 즐기며, 수입 명품 옷을 입고, 스포츠카를 탄다. 도심에는 5-6개의 택시회사가 그들의 삶을 더욱더 편리하게 한다.
김정은은 자신과 동세대 청년들의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놀이공원, 스키장, 돌고래 수족관, 수상공원, 테니스코트와 배구장 등을 건설하며 이들의 소비활동도 눈감아 주고 있다. 평양시 중심구역인 모란봉구역 북새거리에는 일본상품만 전문으로 파는 상점, 북새상점등이 있다. 북새거리는 히타치 거리, 재포 거리라고 불린다. 거기서 파는 전자제품, 술, 맥주, 보석 등은 일반 주민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비싸 지만 부유층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구매한다. 평양에는 부유층을 겨냥한 상업광고까지 등장했다. 어떻게 자본축척이 이렇게까지 심해질 수 있었을까? 당연히 권력층과 유착으로 인한 것이다.
평해튼의 삶을 누리는 특권층에 대해 일반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김정은 체제를 수호할까? 아니면 이 체제를 바꿀 수 있는 위협의 요인이 될까? 평양을 다녀온 어느 외신기자는 북한의 굶주린 2천600만명의 주민들에게는 두려움에 가득찬 거대한 교도소와 같다고 표현했다. 언제쯤 그들을 하루빨리 출소시킬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