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우 우드(Wood)야!
나의 전우 우드(Wood)야!
  • 류영봉
  • 승인 2023.02.0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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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 위생병 우드에게 70년만에 최초의 카투사가 쓴 편지

이글은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군들의 추모비가 준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필자가 전쟁에서 생사고락을 같이 한 미국인 전우를 잊지 못하고 쓴 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아... 나의 미국인 전우 우드 상병(Cpl. Wood)! 불러도 대답 없는 나의 전우! 70년이 지난 아직도 생각나고 잊히지 않는 너의 모습! 씩씩하면서 다정스럽던 너의 모습, 그립고 보고 싶구나! 수만 리 떨어진 미국에서 이름, 언어도 다른, 어느 나라인지도 모르면서 6.25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위기에 처한 한국을 구한 첫째 작전은 인천 상륙 작전이었지. 작전에 성공한 우리는 쉬지 않고 계속 진격했고. 너와 나는 전투 위생병으로 부상병들을 돌보았지! 부상병들을 4인 1조로 서서 운반했고, 후송하여 우린 적에게 많이 노출되었지. 북한 압록강 진격 도중 삼수, 갑산 전투에서 어린 나이에 꽃봉오리도 피지 못한 채 산화한 전우가 우드(Cpl. Wood) 너 였어! 
 너의 한국인 친구이자 카투사(KATUSA)인 나는 한국인으로서 공산화를 막는 것이 의무였지만 나의 전우 우드야, 너는 누굴 위해 목숨을 바쳐야만 했니? 너는 오직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였지! 나의 전우 우드, 너에게 보여주고 싶구나. 세계 사람들이 놀라는 세계 10대 강국이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한 우리 대한민국을! 전우야! 이 모든 것은 고귀한 너의 희생과 유일한 우방 국가인 미국이 도와준 덕분이란다. 
 치열했던 전투에서 나 혼자 살아나온 것이 나는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나의 전우 우드. 너와 내가 처음 만났던 미 7사단 훈련 캠프의 기초훈련(Basic training) 때, 언어 소통은 어려웠지만 우리 위생병들은 손짓, 발짓으로 3주간 훈련을 잘 견뎌냈었지. 비록 3주간의 기초훈련이었지만 기본이 잘 갖추어진 교육 훈련이었어.  
 나의 전우 우드야.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어. 미국 퇴역 대령이자 한국전쟁 참전자들의 모임의 윌리엄 베버(참전 당시 대위) 회장님이 지난 10가까이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6.25 전쟁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주장하시면서 미국 전사자와 카투사 전사자들의 명단과 활약상을 기리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었어. 그런 결과가 이번에 워싱턴에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이 건립되었어. 우리 전우 우드의 이름도 있을 거야.  
  명단에 카투사 전사자를 포함하기로 한 이유는 교량 역할을 하면서 함께 싸우다 죽었다는 사실을 미국인들이 알아야 한다고 베버 회장은 말씀하셨어. 4만 3천명이 6.25 전쟁에 참전하여 8천명에서 9천명 전사하고 6천 명이 실종되었는데 실종 상당수가 북한 지역에 묻혔을 것으로 군 당국은 말하고 있어.  
 추모의 벽 프로젝트 완성에 심혈을 기울이신 월리엄 베버 회장님 덕분에 지난 2022년 7월 27일에 개막식을 했어. 너의 기억하기 위해 워싱턴에 가야하는데 지금 건강으로는 알 수가 없어. 그래도 이런 기회에 다시 우드 상병 너를 기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대한민국을 지켜줘서 고맙다. 

2022년 7월 27일 준공식을 한 ‘미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은 워싱턴(Washington,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에 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 4만 3,808명의 이름을 새겨져 있다.

류영봉(KATUSA 1기 K-110-1755, USA 7th Div. 17th Red Med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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