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의 창작소설집 [투명인간] 출간
권현의 창작소설집 [투명인간] 출간
  • 금보리 논설기자
  • 승인 2023.02.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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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기자 출신으로 KBS드라마 작가, 시인, 소설가로 활동한 권영갑씨

교사 기자 출신으로 작가 시인 소설가로 활동한 권영갑씨(예명 권현)가 죽음에 대한 객관적 성찰, 이분법적으로만 접근하기에는 복잡한 선과 악, 본질적으로 고독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이해 등을 다룬 6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창작집으로 엮었다. 펴낸 곳 바른북스(2022,11.29)

권현의 죽음에 대한 객관적 성찰, 복잡한 선과 악, 본질적으로 고독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이해 등을 다룬 6편의 단편소설들을 창작집으로 엮었다. 펴낸 곳 바른북스

 

죽음을 앞둔 아내와 큰어머니 산소의 이장 등을 통해 죽음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병 속의 흙>은 기독공보 신춘문예 당선작. 개농장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개로 변신하는 <뜬장>과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투명인간>은 환상적 기법의 소설로 경북일보 문학대전 당선작이다.

이밖에 복수를 주제로 하는 <칼과 새> <낯선 밤>과 노숙자 이야기인 <無子의 순례>가 있다,

다음은 각 단편 소설 내용이다. 지은이는 경북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중등학교 교사와 국제신문 정치부 기자를 지내고 KBS드라마 작가로 활동했다.

<병 속의 흙>은 천년왕국과 영생불사를 외치는 이단 종교에 빠진 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성찰을 다룬 작품이다.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아버지, 암으로 인해 시한부 삶을 사는 아내, 큰어머니 산소의 이장 등을 통해 죽음을 자연의 순리로 이해하면서 이단 종교의 미몽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렸다.

<뜬장>은 식용개를 뜬장에 가둬 키우고, 불법 도살까지 하는 개농장에서 일하는 주인공의 환상적 체험을 그린 소설. 주인공은 개농장 사장의 탐욕을 외면하고, 동료가 개를 잔인하게 학대하는 것을 못 본 체하다가 개로 변신한 뒤 개의 고통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잔인한 동료도 개가 되어 다른 개들의 공격을 받고, 개농장 사장은 뜬장에 갇힌다. 다시 사람으로 변한 주인공은 경찰에 개농장의 불법을 신고한다.

<투명 인간>의 주인공은 트럭에 치여 죽지만 자신의 사망을 인식하지 못하고 영혼인 채로 평상시와 똑같이 행동한다. 그는 죽기 전에도 회사에서 한직으로 내쫓겨 외톨이로 지냈고, 아내와도 각방을 쓰는 등 투명 인간처럼 고독하게 살았다. 그래서 죽은 후 보이지 않는 영혼으로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채 혼자만의 세상을 살고 있어도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칼과 새>는 복수에 관한 이야기. 주인공의 아내는 강도범에게 강간을 당하고, 그 고통을 잊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은 강도범을 30년간 쫓았다. 마침내 강도범을 찾았을 때, 강도범은 시한부 삶을 사는 나약한 노인으로 변해있고, 부상을 당한 주인공을 오히려 돕는다. 주인공은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에 절망한다.

<낯선 밤>도 복수가 소재. 살인 강도범이 부부와 5살 딸을 죽인다. 그리고 1살 아들은 데리고 가서 자기의 아들로 키운다. 당시 8살 아들은 장롱 속에 숨어 있었고, 부모와 여동생이 죽는 것을 목격했다. 돈을 많이 번 강도범은 지역 장학회 등을 세워서 선행을 베푸는 등 의인 행세를 한다. 그리고 피해자의 아들을 정성을 다해 뒷바라지하면서 자신의 신장까지 떼어준다. 강도범이 여든이 넘은 노인이 되었을 때, 8살이었던 피해자의 아들이 복수를 하러 찾아와서, 강도범의 아들이 된 동생에게 ‘강도범을 죽여서 부모의 원수를 갚자’고 한다.

<無子의 순례>에서 노숙자인 無子와 바보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기 위해 노숙을 하던 뒷골목에서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난다. 그러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날,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삶의 진정한 의미는커녕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다. 쉴 곳을 찾아 헤매던 중 꽃집을 발견하고 찾아가는데, 그 꽃집에는 일흔의 할머니가 ‘생일인 아들을 위해 저녁상을 차려놓았는데 오지 않는다’면서 無子와 바보에게 그 음식들을 먹으라고 한다. 無子와 바보는 꽃집에서 하룻밤 잠자리까지 얻는데, 새벽에 할머니로부터 ‘사실은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無子는 할머니의 아들 노릇을 하기로 결심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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