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탑승구를 착륙 전 승객이 열어 '공포의 비행'
여객기 탑승구를 착륙 전 승객이 열어 '공포의 비행'
  • 대구경제
  • 승인 2023.05.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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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앞두고 30대가 출입문 열고 뛰어내리려 시도

"비행기가 폭발하는 줄 알았다"…승객들 아수라장

항공기가 착륙 직전인 대구 지상 250여m 상공(경찰추정)에서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90여명이 탄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다. 공항 도착을 10여분 앞둔 상황에서 큰 굉음과 함께 문이 열리자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이 사고로 승객의 추락은 없었으나 승객 일부가 과호흡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26일 항공업계와 해당 항공기에 탄 승객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9분 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이 대구공항 착륙 안내 방송 2∼3분 뒤인 낮 12시 45분께 탑승객 A(33)씨가 왼쪽 앞에서 3번째 출입구 쪽으로 다가간 A씨가 갑자기 문을 열고 닫을 때 사용하는 레버를 돌렸다.

당시 항공기 객실 승무원 여러 명이 있었지만 문을 여는 것을 제지 하지는 못했으나 문을 열고 A씨가 뛰어내리려고 할 때 승객과 승무원이 뛰어내리는 것을 막았고, 제압됐다.

이 사고로 출입구가 일부 열리면서 객실 안으로 바람이 강하게 들어와 주변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타고 있던 승객 가운데 10여명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이들 가운데 9명은 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기압 차로 외부 공기가 유입되고,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항공기는 문이 열린 채 착륙했다.

한 승객은 "문이 열리자 에어컨과 송풍기로 보이는 곳에서 순식간에 먼지가 나와 비행기 내부가 뿌옇게 변했다"며 "비행기가 폭발하는 줄 알았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린 문 쪽에 있는 승객들이 기절하는 것처럼 보였고, 승무원들은 기내 방송으로 의료진을 급히 찾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승객은 "기압 차 때문에 귀가 먹먹해진 아이들이 울고 소리지르는 등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고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전했다.

해당 항공기에는 오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제주도 초·중등 선수 48명과 16명 등 모두 64명의 선수단도 타고 있었다.

경찰은 항공기가 착륙한 직후 출입문을 열려고 한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제주에서 혼자 탑승했고, 검거 당시 술을 마시지는 않은 상태였다. 대구에 있던 그가 1년전쯤 제주도로 가 여성 C씨와 동거했으며 최근 이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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