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분쟁과 우리의 대응
남중국해 분쟁과 우리의 대응
  • 문장순
  • 승인 2023.09.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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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를 둘러싼 국제분쟁 가능성이 점차 높아 가고 있다. 남중국해에서도 스플래틀리(중국명 난사’)군도는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얼마 전 이 군도에서 중국 해안경비대와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부딪힐 정도로 긴박했던 적이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물자보급선을 호위하기 위해 항해하던 중 중국 해안경비대가 가로막으면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다가 일어난 일이다. 베트남 정부도 중국이 스프래틀리군도에서 군사훈련이 있을 때는 강한 항의를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이 군도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 영토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갈등이 중첩되면 남중국해에 국제분쟁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면 왜 이렇게 영토분쟁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까. 사실, 스플래틀리군도에는 사람이 살기 힘들다. 인근 국가의 어민들이 사용하는 임시 정박지 역할을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중국이 이 군도에 개발을 서두르기 시작하자 지리상의 위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전역을 잇는 중간 기점으로 전략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여러 국가들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것도 거의 이들 국가의 한가운데다. 그러다 보니 국가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베트남은 자신들의 동쪽에 있는 해역이어서 남중국해를 동해(쯔엉사)라 부른다. 필리핀은 칼라얀 군도라 부른다. 이렇게 남중국해의 군도들은 동아시아국가의 중간지대에 위치해 있어 선박 항해의 요충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각 국가마다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더구나 경제적 측면에서도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 등의 자료에서는 남중국해는 매년 34,000억 달러(3,9967,000억 원) 상당의 물동량이 지나는 국제 물류의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있다. 무엇보다 스플래틀리군도 아래 대륙붕 지형에는 많은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여 개 이상의 섬 인근에 산호초와 어족 자원이 넘쳐나고, 매장된 원유와 천연가스량 역시 각각 110억 배럴 정도로 추정한다.

이러니 이 군도에 대해 이해관계를 지닌 동아시아국가들이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다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스플래틀리군도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이 군도의 산호초를 인공섬으로 개조해 공군기지나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도 이를 방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은 2011년 오바마 미국 행정부 시절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을 위해 남중국해 지역에 군함을 파견해 항행의 자유를 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남중국해 인근 국가들의 해상관할권 정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나선 것이다.

미국의 남중국해 입장은 지난 8월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3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이제 우리도 남중국해에 관심을 지니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동안 지역적 거리가 있어 남중국해에 관심이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여건이 달라졌다. 실제로도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30% 이상이 남중국해 항로를 거친다. 대부분 에너지 수송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항로를 제한하면 우리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를 공조해야 할 입장이고 남중국해에 경제적 이해관계를 지니고 있어 분쟁을 바라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남중국해의 국제분쟁에서 한국의 선택과 대응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한미일 안보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도 대안의 하나이다.

차판수((주) 부국주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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