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과 조선옷의 만남
한복과 조선옷의 만남
  • 문장순
  • 승인 2023.11.12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은 우리의 한복을 조선옷이라 부른다. 같은 옷인데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전통 옷이라고도 불리는 이 옷은 분단 이후 남북은 자신들의 생활환경에 맞게 옷을 변형시켜왔다. 그러다 보니 옷의 형태가 동일하지 않은 부문도 있지만 옷이 지니고 있는 본질은 같다.

한 사회 구성원들의 옷은 그들의 의식이나 문화를 반영하다. 그래서 입은 옷의 모양이나 형태를 보고 그 사람들의 역사나 풍습을 이해할 수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민족이나 부족들은 전통적인 옷을 입으면서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옷을 입는 사람들은 동질의식을 느끼고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은 오랜 역사를 같이해 온 민족이다. 긴 역사 속에서 민족고유의 옷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분단으로 인해 단절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남북 모두 전통 옷에 대한 문화적 정서를 간직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서양문화가 유입되면서 전통 옷이 일상복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명맥은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복의 아름다움과 품위를 통해 민족성을 나타내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다. 심지어 K-pop의 흥행으로 다수의 가수들이 한복을 입고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한복의 아름다움과 멋을 전달하고 있다. 세계에서도 한복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북한 역시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옷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통에 대해 우리보다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조선옷 착용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조선옷은 1980년대부터 현대까지 북한 복식 정책의 일부로 포함될 정도다. 전통문화라는 측면도 있지만 정치적 성격도 함께 내포되어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국가를 굳건히 하게 하기 위해서는 집단적 공동체 의식을 나타내고자 하는 차원에서 조선옷 입기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조선옷독특한 형식과 고유한 아름다움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민족문화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한다. 독특한 형식은 긴치마와 짧은 저고리의 비례로 저고리의 몸체와 연결된 적당한 폭의 두 소매와 가슴 중심에 드리워진 두 가닥의 고름은 저고리의 면적과 무게를 보충하면서 안정된 균형을 유도하고 있다. 고름을 나비매듭으로 매는 것을 관례로 삼았으며, 이와 더불어 깃에 흰 천으로 동정을 만들어 대는 것은 조선 사람을 뜻하는 고유한 형식을 뛴다. ‘조선옷의 각 부분 명칭은 남한의 한복과 비슷하나 소매 끝 부분을 남한은 끝동이라 하고 북한은 소매부리라 부르며, 소매의 배래선도 남한과 달리 소매배래기라 한다. 오랜 단절이 만들어낸 소산이리라.

또 북한은 조선옷을 민족의 정체성을 가지며 인민의 고유한 민족성을 살려 나아가는 민족문화전통을 잇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은 민족성에는 민족 자주정신과 민족문화전통이 체현되어있으며 그것은 나라와 민족의 귀중한 재부로, 사회주의 건설의 주요한 밑천으로 된다.”라며 조선옷을 입는 것은 민족성과 사회주의 체제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조선옷옷차림을 권장한다. 일상에서 입는 것은 외부 문화 침탈에 맞서 민족문화를 지키는 것이라고 하면서 민족 옷임을 강조하다. 이러한 기조는 김정은 시대에도 이어진다. 오히려 김정일 시대보다 더 강조하고 있다. 조선옷의 역사를 고구려 중심에서 조선시대까지 확장하여 옷의 전통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남성들의 조선옷 입기를 권장하기도 한다. 조선 치마저고리를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2015년부터 매년 조선옷전시회를 하고 있다. 조선옷을 전통성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감각과 세계적 추세에 맞게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다. 남한과 맥이 닿는 부문이다.

남한의 한복과 북한의 조선옷을 입고 한라에서 백두까지 손을 맞잡을 날을 기원하여 본다.

 

정미진(대경통일교육연구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