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본 '혁명가극'
북한에서 본 '혁명가극'
  • 문장순
  • 승인 2024.02.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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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극은 북한만이 가지고 있는 예술의 한 장르다. 북한의 기존 가극을 바탕으로 음악, 무용, 미술, 문학 등을 가미한 것을 혁명가극으로 부른다. 북한의 가극은 60년대를 시작으로 음악을 중심으로 한 종합 무대예술이다. 대사는 독창, 중창, 합창을 중심으로 한국에 오페라보다는 뮤지컬에 가까운 북한만 가지고 있는 아주 고유하고 독특한 북한식 가극이다. 한국에 뮤지컬과 다른 점은 러시아에서 인정하는 사회주의 예술이기에 자유로움과 다양성보다는 딱딱함, 긴장감이 있고, 체제선전을 목적으로 하기에 배우들의 감정이 들어가서는 안되기에 배우들의 동작이나 목소리에 통일성이 있다.

한국 뮤지컬에도 절기와 방창이 있지만 북한의 절가와 방창은 가수들의 가창력이 웅장하고 화려하며 목소리에 힘있고 중독성이 있는 북한에만 있는 민성창법이다. 절가는 전달성을 높이기 위해 단조로운 가사를 몇 개 절로 나누어서 반복하며 부른다. 방창은 노래하는 가수들이 보이지 않으며 무대 뒤에서 통일된 목소리로 강렬하고 웅장하며 화려하게 들린다.

이러한 가극은 1970년대에 들어와서 무용, 음악 등을 도입하면서 혁명가극으로 탈바꿈했다. 예컨대 가극인 피바다에 무용 등을 통해 새로운 가극창작의 원칙과 방식을 구현해서 1971년 혁명가극이라는 피바다가 재창작된 것이다. 피바다 외에 꽃파는 처녀”, “한 자위단원의 운명”, “금강산의 노래”, “밀림아 이야기 하라도 이러한 형식으로 재구성되었다. 북한이 이야기하는 5대 혁명가극이다.

특히 꽃파는 처녀는 영화로 먼저 나오면서 중국에서 관람객이 일천만명에 달했고 한류 원조가 되는 작품이다. 한국 대학가에서도 널리 알려져 북한 영화를 알리는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체코에서 열린 카를로비라리 영화제에서 예술성을 인정받아 특별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후에 혁명가극으로 나오면서 화려한 입체부대와 입체 배경으로 지금도 북한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다. “꽃파는 처녀주제가는 김일성이 직접 쓴 가사로 북한에서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즐겨 부르던 생활가요라 할 정도다.

피바다주인공인 김기원, 조청미는 인민배우 칭호를, 가극단 총장 김수조는 공화국영웅 칭호와 인민예술인 칭호, “꽃파는 처녀주인공 홍영희는 인민배우 칭호, 리경숙은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후 북한체제 선전의 영웅으로 묘사되면서 교과서, 화폐에 등장되기도 하면서 북한체제 선전에 공을 세운 예술인들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혁명가극은 하나같이 김일성에 항일전쟁 업적선전, 민족의 아픔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뭉쳐야 산다는 집단성 강조, 자본주의 사상에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신념강조, 영웅들을 보면서 당과 수령에 충성심과 애국심을 강요, 일제시기 지주 모습을 악날하게 보여주면서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계급성을 강조한다. 더구나 어린이들까지 내용을 모르면서도 그냥 어른들과 함께 본다. 필자도 어린시절 어른들과 함께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대부분의 주민은 자의든 타의든 수차례 혁명가극을 본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필수 관람인 셈이다.

혁명가극은 의무적으로 봐야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 그렇다고 달리 볼만한 영화가 없다, 2022년에 하루낮 하루밤이란 영화가 나왔는데 2016년에 나온 졸업증이후 6년 만이었다. 이들 영화도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북한의 모든 예술이 다 그렇지만 혁명가극에는 정치색이 아주 강하다. 당성, 로동계급성, 인민성의 원칙이 철저히 담겨져 있다. 이런 내용이 담긴 혁명가극을 반복해서 보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그 내용에 동화된다.

필수 관람 혁명가극을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관람했다가 한국에서 오니 다양한 티비 채널에 놀라웠다. 원하는 것, 보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남북의 차이를 새삼 느꼈다. ! 내가 살았던 세상이 비정상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장마당을 톤해 남한의 문화가 유입되고 있다. 주민들도 남북의 차이를 깨달을 것이다.

혁명가극을 통해 자신의 체제를 지키고 싶어 하지만 분명 한계점이 다가올 것이다. 통일이란 그날이 다가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함께 혁명가극을 보던 내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고 싶다.

김순복(대경통일교육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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