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주년 3.1절을 보내며
105주년 3.1절을 보내며
  • 대구경제
  • 승인 2024.03.0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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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을 보내고 3월의 첫날 3.1절 기념일을 맞았다. 3.1절은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한 목숨 건 투쟁이요, 온 민족이 하나 된 민족정신의 상징적 기념일이다.

권 중 호 경북대학교 식품공학부 명예교수

 

기념행사는 ‘애국가 제창’으로 시작해 ‘33人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 삼창’으로 마쳤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애국가 가사에 어떻게 “하느(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가 들어있을까? 늘 궁금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종교(사상) 변천사를 살펴보기로 했다.

우리 겨레는 신라 중기 이전에는 무속 신앙(shamanism)의 시대였다. 신라 중기부터 신라 후기 500년과 고려 시대 400년은 불교의 시대였으며, 조선조 500년은 유학(儒學)의 시대였다. 그리고 조선조 말기에는 기독교(천주교/성당, 개신교/교회)가 선교사들로부터 전래되었다. 이렇듯 일제 치하 3.1운동 시기에는 이미 기독교가 들어와 민중에게 희망을 주는 종교로 다가왔다.

나는 대구에 와서 선교사들이 세운 병원, 교회, 학교를 발견하고 그 역사의 현장에 흥미를 갖게 됐다. 대구시 중구 청라언덕(靑蘿, 푸른 담쟁이 넝쿨)에서는 100여 년의 기독교 선교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현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시내 방향에서 오른 90계단 3.1만세운동 길은 당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일본군 감시를 피해 도심으로 모이기 위해 다녔던 솔밭길이다. 청라언덕 일대에는 선교박물관(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4호), 의료박물관(유형문화재 제25호), 외국인 선교사(가족)들의 묘역(은혜정원), 대구제일교회(1891), 동산병원(1899), 계성학교(1906), 신명여학교(1907) 등이 인접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이 영남지역 기독교 선교의 중심임을 알 수 있었다.

3.1만세운동 기념 계단 길에는 당시의 역사적 기록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대구에서는 1919년 3월 8일 영남지역 최초 3.1만세운동을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학생, 주민들이 함께 펼쳤다. 당시는 2% 수준의 기독교 인구였음에도 독립선언 민족대표 33人 중 16명이 개신교인이었고, 유관순 열사 또한 독실한 개신교 가정에서 자라 기독교 학교 이화학당의 학생이었음을 알았다.

또한, 독립운동과 건국을 위해 국내외에서 활동했던 대표적인 민족지도자(이승만, 김구, 남궁억, 서재필, 안창호, 이승훈, 이상재, 조만식, 김규식, 김교신, 이윤영, 장면, 안중근 외)들이 모두 기독교 교회에서 양성된 인재들이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특히 나는 1948년 5월 31일,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 건국 제헌국회(중앙청)의 첫 회의(국회의원 198명)에서 이윤영 의원(목사)이 대표로 하나님께 기도한 기도문(국회속기록 공개)을 읽고는 애국가에 “하느(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가 들어있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 기독교인(크리스천)이 되었나?”

필자는 경북 북부지역 유교 문화권에서 성장했지만, 대구에 와서 또 캐나다·미국에서의 유학 시절에 기독교 복음(福音)을 체험했다. 그리하여 그 복음의 진리로부터 참 자유함(인간의 죄성과 한계, 하나님 사랑과 용서와 구원)을 얻고 누리게 되었다. 우리나라 기독교의 특징은 양반, 학자, 상류층으로 시작된 것이아니라 백정, 물장수, 새우젓 장수 같은 하층민들로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기독교의 역할은 반상철폐, 남녀평등, 국민교육(500여 미션학교 건립)과 병약자 치료(세브란스/동산병원 등 건립/운영) 및 하나님의 기쁜 소식(교회/성당)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해 왔다. 교인들이 세상에서 욕을 먹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아직 온전치 못한 믿음의 단계이며, 이보다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고 본다. 세계 개신교 국가들은 대부분이 깨인 선진국들이다.

모든 사람은 부모님의 육신을 통해 태어난다. 각 사람은 서로 다른 DNA(얼굴, 성격, 지문, 목소리 등등)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는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부모는 태아가 언제 수태되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 각 사람은 세상에서 유일하고도 존귀한 생명이며, 그 생명은 반드시 창조한 주인이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일전 친구가 보내온 동영상에는 “하나님이 처방해 주신 명약 세 첩 - 구약, 신약, 마음의 즐거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는 성경(하나님 말씀)에 대한 이야기다. 성경(성서)은 구약(옛 언약)과 신약(새 언약)을 합하여 총 66권으로 1,700여쪽의 분량이다. 성경은 약 1,600년 동안 40여 명의 기자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기록한 책으로서, 구약과 신약의 예언과 증거가 완전히 통한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義)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디모데후서 3장 16-17절)”. 성서는 현재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혀지는 베스트셀러이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는 성서에 손을 얹고 하나님께 선서하는 전통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종교인은 약 40%이다. 이 중 개신교는 17%, 불교는 16%, 천주교는 6%, 기타 1%로 알려져 있다. 개신교나 천주교는 모두 기독교(基督敎, Christianity)로 동일하게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는 종교이다. 기독교의 세례나 영세에서 신자가 죄를 자백하고 죄 씻음의 용서를 받으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된다. 우리의 부모님이나 조상들도 모두 하나님이 지으신 생명이었다. 귀한 생명체인 우리가 이 땅에 살다가 죽으면 육신은 흙으로, 영(靈, spirit)은 본향인 천국으로 돌아간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인간을 영적 동물이라 일컫는다.

나는 평소 천체(天體)의 운행과 우주의 신비를 놀랍게 생각해 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 살아있는 내 존재의 의미와 나는 어떻게 왔다가 어디로 가는 건가 생각해 본다. 자신을 돌아보니 지금도 허물과 죄로 얼룩진 나의 모습이다. 그러나 스스로 나의 죄를 어찌할 수 없으니 이를 자백하고 회개하며 날마다 새사람 되기를 간구할 따름이다. 즉, 나를 지으신 창조주의 목적을 깨달아 그 뜻에 따라 살아가는 길이 나의 행복과 평안의 삶임을 믿고 범사에 감사한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기독교 국가이다. 건국에서부터 지금까지 교회는 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적 정체성과 시장경제, 인권과 법치를 세워 오늘의 발전된 국가를 이룩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2024년 새해 새봄 3.1절을 보내면서 어려운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기미년(己未年)의 민족정신을 되새기면 좋겠다.

권 중 호 경북대학교 식품공학부 명예교수(한림원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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