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특목고가 있다
북한에도 특목고가 있다
  • 문장순
  • 승인 2024.03.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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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역마다 외국어고, 과학고, 국제고, 영재고, 예체능중·고 등이 있으며 모두 자기의 재능과 관심 분야별로 입학한다. 우리는 이러한 특수목적의 중·고등학교를 특목고라고 부르며, 이러한 학교들은 특수목적을 가진 교육기관이다.

그러면 북한에도 우리와 같은 특목고가 있을까? 당장에 사회주의 교육을 지향하는 북한이 특목고가 있다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사회주의 교육에서는 평등 교육을 위해 무상교육을 강조한다. 그래서 북한은 경제적 사정이 열악함에도 12년제 무상의무교육을 한다. 이러한 북한이 분야별 영재를 발굴해서 하는 교육이 필요할까? 답은 북한도 영재교육을 한다이다.

그러면 어떤 영재학교들이 있을까? 먼저,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가 대표적이다. 초급중학교에서 수학과 과학 분야에 우수한 학생들을 골라 입학시키는 영재학교라 할 수 있다. 각 도와 특별시 단위로 1개교가 있다. 1984년에 설립된 평양제1중학교가 대표적이다. 1중학교의 입시경쟁은 엄청 치열하다. 특히 평양제1중학교를 졸업하면 김일성종합대, 김책공대 등에 바로 진학하는 특권을 누린다.

외국어 인재를 양성하는 특목고도 있다. 외국어학원으로는 평양외국어대학의 부속중학교인 평양외국어학원이 있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언어인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와 러시아어를 포함한 8개 외국어를 가르친다. 최근에는 모든 학생들이 2개 이상의 언어를 소유하도록 하는 방향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도 졸업하면 평양외국어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지고, 평양외국어대학을 졸업하면 외교관이나 외화벌이 담당기관에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예체능 특수학교도 있다. 금성학원, 평양음악학원, 남포중앙체육학원, 김정일예술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금성학원 같은 경우는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가 나온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예능과 컴퓨터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특수교육기관으로 혁명학원이 있다. 우리와는 비교할 대상이 없는 그야말로 특수한 학교다. 만경대혁명학원, 강반석혁명학원(강반석유자녀대학), 남포혁명학원, 새날혁명학원 등이 그것이다. 이런 혁명학원은 혁명유가족의 자녀들과 당··정 간부의 유자녀들에게 중등교육 및 대학 수준의 정규교육을 제공하는 특수교육기관이다. 말 그대로 북한이 주장하는 사회주의 혁명의 대를 이어 나갈 계승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이 중에서 주목받는 곳이 만경대혁명학원이다.

만경대혁명학원은 1947년 평양 대동군에 혁명자유가족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다. 당시 김일성은 만주 지역에 흩어져 있던 옛 빨치산 동료들의 가족을 모두 평양으로 불러들인 뒤 이들을 위해 교육기관을 세웠다. 일제강점기때 만주에서 항일투쟁을 하다가 죽은 혁명열사의 유가족 자녀, 한국전쟁 전쟁영웅의 유자녀 등이 입학 대상이다. 북한체제에 충성하다가 죽은 이들의 자녀들을 대를 이어 충성심을 앙양하도록 하는 기관으로 볼 수 있다. 6개월간 군사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군인의 신분으로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군사종합대학 등 정치군사 분야 대학에 진학한다.

북한도 이처럼 체제의 필요성에 따라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한 분야별 특수목적학교를 설립해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와 닮은 점도 있지만, 혁명학원과 같은 경우는 북한의 체제 속성을 드러내는 그야말로 북한에만 있는 학교다.

 
 
장명숙(대경통일교육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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