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언 관련,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 공천 취소
5·18 발언 관련,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 공천 취소
  • 대구경제
  • 승인 2024.03.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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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광주 방문 직전 심야회의에서 전격 결정
안철수 함운경 등 수도권후보와 전라권 후보들 요청

5·18 발언과 관련해 전라권의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는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에 대해 국민의힘이 14일 심야에 결국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도태우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공천 예비 후보

 

도 후보가 두 차례 내놓은 사과의 ‘진정성’을 믿어보겠다며 공천 유지를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공천관리위원회의 입장 번복에는 도 후보의 과거 ‘추가 막말’ 논란이 결정타가 됐다.

공관위는 이날 심야 회의를 연 뒤 입장문에서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전까지 지도부와 공관위가 보인 도 후보 공천 유지 입장을 급격히 선회한 부분이다. 공관위는 전날 격론 끝에 내린 도 변호사 공천 유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다’고 계속 강조해왔다.

공관위의 “5·18 폄훼 발언에 대해 두 차례 사과문을 썼고, 특히 두 번째 사과문에서 5·18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고 표방한 점 등으로 볼 때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날 “도 후보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서울 마포을 함운경 후보), “당은 재재(再再) 논의하고, 후보는 선당후사를 위해 결단하는 것이 정도(正道)이고 국민의 눈높이”(경기 성남 분당갑 안철수 후보) 등 당의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공천 취소 요청이 이어졌다.

여기에 오후에는 도 후보의 과거 발언이 추가로 터졌다.

그는 2019년 8월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한 것도 밝혀졌다.

이러한 도 후보의 발언이 추가로 밝혀지자, 당 지도부는 공관위에 재논의를 요청했고, 공관위 내부에서도 도 후보 공천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공관위는 이날 저녁 긴급회의를 열고 사실상 만장일치로 도 후보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전라도 출신 인구가 많은 수도권의 지지 정체에 이 같은 당 후보 발언으로 인한 여론 악화가 부담스러웠다. 아무리 과거 발언이라도 당이 끝까지 감싸주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공관위원은 기자에게 “5·18 발언과 마찬가지로 과거 발언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때마다 사과하고 입장을 표명하는 게 사실 선거 국면에서 불가능하다고 봤다”며 “그런 판단 아래 안타깝지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방문이 예정된 15일 직전 공천 취소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전라권 지역 시민단체들은 도 후보 공천 유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취소한 것은 고양정 김현아, 밀양·의령·함안·창녕 박일호, 청주상당 정우택에 이어 도 후보가 네 번째다.

다만 대구 중·남구는 다른 공천 취소 지역과 달리 대체 후보를 바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 등을 검토 중이다.

승부가 팽팽하게 이뤄지고 있는 수도권 등 승부처 여론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 여야는 총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후보 및 당 구성원들에게 ‘설화 경계령’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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