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예절로 본 남북한의 같음과 다름
식사예절로 본 남북한의 같음과 다름
  • 대구경제
  • 승인 2024.03.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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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민족의 우월성을 일상적으로 강조한다. 전통적인 민족의 문화는 지금도 구현되어야 하는 것으로 주민들에게 강조한다. 민족문화는 단지 우리의 전통성이라서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주체적인 사회주의생활양식, 사회주의문화라고 본다. 생활에서 전통문화의 계승은 지금 이 시대에도 계승해야 한다고 한다. 사회에서나 학교에서 예의에 대한 교육이 노동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사회 곳곳에 전통문화가 많이 남아있는 같다.

전통문화 중에서도 예의범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는 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지켜야 하는 예의범절이 분야별로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식사예절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책임감을 기르는 것이기에 모든 사회에서 강조하는 예절 중 하나다. 그럼 북한의 식사예절은 어떨까. 남북이 얼마나 차이가 날까.

필자가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배운 식사예절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식사 시 기본 태도로 식시오관(食時五觀)의 마음을 갖추고. 윗사람을 출입문에서 떨어진 안쪽 상석에 앉도록 하며, 어른이 수저를 먼저 드신 후 식사를 시작하고, 식사 속도를 맞추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또 어른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면 그 후에 따라 일어서고, 밥그릇과 국그릇을 내려놓고 먹으며, 수저로 음식을 뒤적거리지 않고, 식사 중에 자리를 뜨지 않는다. 음식을 씹을 때는 입을 다물고 씹으며, 소리를 내지 않고, 식사 중에 재채기나 기침이 나오면 고개를 돌려 입을 가리고 하며,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지 않는다. 이러한 가르침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지금은 이런 예절이 많이 없어졌지만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식사예절이다.

그러면 북한은 어떨까? 북한은 밥그릇과 국그릇을 들고 먹으며, 숟가락 젓가락을 같이 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며, 반찬은 젓가락으로 바로 집어 먹지 않고 밥에 가져다 같이 먹는다. 공식적인 식사는 초청 쪽에서 먼저 대접하고, 만찬 시는 우선적으로 자리를 배치하고, 둥근 테이블의 경우 높은 사람이 문 쪽에서 먼 쪽의 자리나 그림 등의 배경이 있는 쪽에 앉으며 그 다음은 나이를 배려하여 앉는다. 일반 식당을 이용 시 김치, , 야채, 반찬은 별도로 주문해야 하며, 직원을 부를 때에도 접대부 동무나 이름 뒤에 동무를 붙여 불러야 한다. 남한과 꽤나 비슷하지만 직원을 부를 때 동무라는 호칭에서 북한식 문화가 보인다. 술을 겸한 식사자리는 다름이 조금 더 느껴진다. 북한은 첨잔의 형태로 술을 채우며 술잔을 돌리지 않는다. 우리는 첨잔을 하면 예의를 모른다고 핀잔을 들을 수 있는데 북한은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술 문화에서 또 하나 다름은 한자리에서 여러 종류의 술을 마시는 것이 어렵다. 공식적 자리에는 여러 가지 술이 나오나 한자리에서 여러 종류의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또 식당에 술을 사서 들어가는 것이 허용이 된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조금 어색할 수 있다. 한 자리에서 한 종류의 술을 마시는 것이 쉽지 않고 또 식당에 술을 사 가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아마도 사회주의사회가 이익 창출에 적극적이지 않다 보니 이런 문화가 생긴 것 같다. 물론 북한에도 자본주의 문화가 서서히 들어가면 식당에 술을 사가는 풍경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남북의 식사예절 차이가 다름은 오랜 분단이 만들어낸 문화인 것 같다. 그래도 식사예절에 대한 문화는 남북 모두가 전통을 함께 지니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예의범절은 남북만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이다. 다름은 우리 사회도 지방마다 다른 풍습이 존재하고 있기에 그 정도 수준에서 이해하면 어떨까?

그래도 식사예절을 통해 남북이 함께하고 있는 문화를 찾을 수 있다. 이런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남북이 한민족임을 알 수 있으니 통일이 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미진(대경통일교육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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