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하나?
왜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하나?
  • 문장순
  • 승인 2024.03.2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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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분단된 지 80여 년이 다 되어간다. 분단 이후 남북은 지속적으로 갈등과 대립을 해왔었다. 그래도 남북 모두 통일을 향한 노력은 계속해 왔다. 이런 와중에 2023년 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위원장은 남북 관계를 민족적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민족과 통일을 그렇게 강조하던 북한이 이런 표현을 했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충격적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통일을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남북은 엄연히 분단 상황이고, 또 상호 대립적 관계를 청산하지 않은 이상 남과 북은 통일의 대상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남한에서는 여전히 통일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20234분기 국민 통일여론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64%였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은 32%201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이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3년 조사에서 매우 필요하다약간 필요하다를 합한 응답 비중은 43.8%. ‘별로 필요하지 않다전혀 필요하지 않다를 합한 응답 비중은 29.8%2007년 이후 조사한 결과 중 비중이 가장 높다. 이렇게 우리도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다. 이는 분단이 장기화 되고 북한의 군사적 도발 등이 지속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통일 자체를 아예 부정하는 응답 비중은 아주 낮다.

이럼에도 우리가 통일을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남북분단으로 인한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다. 분단으로 인해 남북 양측이 군사비 등의 분단비용도 엄청나고 심리적 불안도 적지 않다. 우리가 통일을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다. 특히 경제적 손실을 무시할 수 없다.

둘째, 역사와 문화의 공동체다. 오랜 역사를 함께 공유해서 문화적 공통점도 많다. 남과 북의 학교에서도 남북한은 오랫동안 역사를 함께해 왔다는 것을 교육한다. 하나의 국가임을 나타내는 증거다. 문화적으로도 동질감이 높다. 언어는 물론이고 생활풍습이나 사고 형태도 많이 닮아있다. 오랜 분단으로 인해 언어 사용의 불편한 부분은 다소 있겠지만, 소통에는 별로 문제가 없다. 같은 역사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공유하면서 경계선을 그어놓고 오도 가도 못하게 하는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셋째, 북한 주민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다. 통일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한편으로 같은 민족이고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에 살고 있으면서 먹고사는 인간의 기본권조차 향유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삶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로 통일은 필요하고,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러기에 통일은 우리의 헌법상 책무이며 반드시 추구해야 할 가치이자 목표이다. 북한이 우리를 대화 상대로 삼지 않겠다고 해도 우리는 계속해서 통일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통일은 우리 국민의 당위적 명제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불편함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이 명제를 포기할 수는 없다.

독일이 통일되기 이전 동독은 ‘2개 국가 2개 민족을 주장하며 서독과 맞선 반면, 서독은 내독성(우리의 통일부 격)에서 통일 문제를 다루며 통일을 꼭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결국 하나의 독일이 되었다. 북한이 통일에 대해서 어떠한 입장을 취하든 우리가 통일을 위해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통일은 남북한의 번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고, 남북 주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장명숙(대경통일교육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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