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세습인가, 유업 계승인가
정치 세습인가, 유업 계승인가
  • 대구경제
  • 승인 2024.03.2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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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한 지역구에서 11선한 정진석 후보

3대가 국회의원 14선을 한 정호준, 김대중 김홍일 김홍걸 3부자 의원

대구수성구에서 지역구 주고 받은 부부 국회의원 박철언 현경자

보름 앞으로 다가온 22대 4·10 총선에서도 정치인 2세들이 상당수 도전장을 냈다.

정치계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 사위, 김구 선생의 증손자부터 중진을 넘보는 정치인 2세 현역 의원까지 22대 총선 각 당의 공천을 받고 후보로 등록해 유권자의 표심을 기다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6선을 노리는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은 고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의 아들. 15대(자민련)을 마지막으로 6선을 지냈으니 부자가 한 지역구에서 현재도 11선을 지냈고 12선에 도전했다.

서울 강동갑에 출마하는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5대 국회의원이자 국가보훈처장이었던 전석홍 15대 의원(신한국당 전국구)의 딸이다. 역시 김수민 충북 청주·청원 후보는 김현배 14대 의원(민자당 전국구)의 딸로 부녀 국회의원.

이번 총선에는 입후보하지 않았지만 부친에 이어 국회의원의 가업을 이은 정치인은  6선 출신으로 김영삼 대통령 국가장에서 추도사를 낭독한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 김성동 전 18대 의원(한나라당 비례), 유수호 13, 14대(민자당) 의원의 아들 유승민 의원, 5대 국회의원(민주당)을 지낸 고 김용주의 아들로 6선을 지낸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이다. 김용주는 고조부가 전북 장수에서 명당 묫자리를 두고 군수 집안과 시비 끝에 함양으로 도주를 했다. 해방 이후 적산기업 전남방직을 불하받아 갑부가 된 김용주가 포항에 정착해 김무성은 포항태생.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YS의 지역구였던 부산 서·동구에 출마하려고 경선에 나섰으나 패했다.

5선 의원 정우택의원은 정운갑 전 농림부장관의 아들로 10대(신민당)를 마지막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 한 지역구에서 둘 부자가 10선이다.

5선 의원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재선 의원 부친 남평우 제15대(신한국당) 의원(수원 팔달 지역구)이 임기 중에 사망하여 보궐선거를 치른 끝에 의원이 됐다.

3선의 장제원 의원은 동서기독교실업학교(현 경남정보대), 동서공과대학(현 동서대), 동서사이버대학교(현 부산디지털대)를 설립 이후 12대(민정당) 의원까지 2선을 한 장성만씨의 아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 권양숙여사의 강한 공천 요구가 있었다는 당 안팎의 소문이다.

백범 김구의 증손자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도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을 후보에 영입돼 출마했다.

이번에 입후보하지 않았지만 22대 이전에 부친에 이어 국회의원을 지낸 이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다섯번 당선됐던 고 노승환 전 의원의 아들 노웅래 의원은 4선 의원을 지내 부자 간에 9선 국회의원.

87체제 이후 더불어빈주당 계통의 거물급 정치인(정대철 김상현) 들도 아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었다. 16대(새천년민주당)의원 등 5선을 한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의 아들 정호준 전 의원은 서울 중구에 19대 의원(민주통합당)을 지냈다. 정의원은 9대 의원까지 (신민당)8선 의원을 지낸 정일형의 손자로 3대에 걸쳐 14선 의원이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의 부친은 16대(민주당) 국회까지 모두 6선을 지낸 김상현씨로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정치'시대 야당시절 김대중계의 2인자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두 아들을 국회의원을 시켰다. 김홍업씨도 비리로 감방을 살았지만, 전남 무안-신안 2007년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여 17대 국회의원을 했다. 김홍걸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4번으로 제21대 국회의원에 당선.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아들(문석균)을 자신의 지역구 경기 의정부갑에 출마하려고 하여 지역구 세습 논란이 벌어지자 무소속 출마 낙선해 국회의원 가업을 잇지 못했다.

3선(자민련)으로 지역구(대구 수성구)에서 부부 국회의원을 한 박철언씨와 부인 현경자씨도 있다. 현씨는 박의원이 뇌물수수로 구속되자 같은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여 당선(국민당 후신인 신민당)됐다.

일본에는 우리나라보다 세습 정치인이 많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의원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8차례의 선거에 출마한 8803명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3%가 세습 정치인이었고 당선 확률은 80%였다고 2022년초에 보도했다. 비세습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30%에 그쳤다. 세습 정치인은 부모가 국회의원이거나, 3촌 이내 의원으로부터 지역 기반의 일부 또는 전반을 이어받은 경우를 말한다.

세습 정치인은 왜 선거에서 강할까. 일본 정치계에선 선거에 이기기 위해 ‘3개의 반’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지반(후원회, 지역구 조직), 간반(가문·지명도 등 간판), 가반(한국어로 가방을 뜻하며 자금력을 의미)이다. 이 신문은 “세습 정치인 2세, 3세들은 선대로부터 이 세 가지를 이어받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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