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여 박광모전-믿음에 이르다’가 14일부터 23일까지 예천군 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작품 30점이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 ‘믿음에 이르다’는 한글과 한자 서예, 그리고 실험적 회화를 아우르며 작가의 현재 예술 세계를 집약한 자리다.
박광모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예술가는 부(富)의 노동자'라는 문장을 깊이 체감했다"고 말한다. 수없이 반복되는 붓질과 호흡, 그리고 다시 획을 다듬는 과정은 외형적 성취를 향한 노동이 아니라 ‘내면의 다져짐’을 향한 노동에 가깝다. 반복 속에서 스스로를 비추어 보게 되고, 어느 순간 축적된 시간이 하나의 형상으로 응결되는 순간을 마주하는 ‘믿음에 닿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축적의 흔적—붓의 패턴, 여백의 호흡, 흔들림과 회복의 리듬—을 한 공간에 펼쳐 보이는 시도다. 전통 서예의 기량 위에 실험적 회화를 병치하는 작업 역시, 오래된 규범 속에서 새로운 조형을 찾고자 했던 그의 지난 시간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박 작가는 현재 한국서예협회 예천지부장과 경북지회 부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2024년 대한민국서예대전(국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예천·문경 지역에서 20여 년간 서예와 문인화를 지도해 왔고, 경북도립대를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에서 서예·전각 특강을 진행했다. 지역 작가들의 창작 공간인 ‘경진예술촌’에 주재하며 예술 생태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박 작가는 예천읍 월산서실을 개원한 지역의 서예가 고(故) 월산(月山) 박노국(朴魯國) 옹의 손자이기도 하다. 박 옹은 함양박씨 동원공파종손으로, 예천군 관공서와 지역 곳곳에 ‘爲民奉仕’ 등 많은 글씨를 기탁하며 지역 예술사에 깊이 자리했다는 평가다.
작품 '무괴아심(無愧我心)'은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 뜻으로, 남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작품 '광풍제월(光風霽月)'은 비가 갠 뒤의 맑게 부는 바람과 밝은 달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넓고 쾌활하여 아무 거리낌이 없는 인품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