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TK)지역이 경제위기에다 정치 위기까지 덮치며 복합위기에 내몰렸다. 경제 위기는 오래된 묵은 고통이고, 정치 위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TK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지지를 보내 비(非)친화적인 더불어민주당이 6·3 대선에서 집권하자 이후 국책사업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하소연이다.
이재명 정부가 부산 울산 광주에 국책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으나 TK지역 대책은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부산을 찾아 ‘부산의 마음을 듣다’라는 이른바 타운홀미팅을 열고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가능한 범위에서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연말까지 부산 이전을 꺼냈다.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산하기관, 관련기관, 공기업들, 출연기업들도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하겠다. 해사법원 부산 설치 문제나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문제도 시간을 최대한 줄여볼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0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부·울·경 광역철도에 대해 이 대통령은 “착공은 2030년이 넘어야 된다고 하는데, 이것도 가능하면 당겨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가덕도신공항 건설 좌초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며 “우리 정부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원래 지난 18일 부산 ‘타운홀 미팅’을 갖기로 했으나 수해 피해로 미뤄졌으나 곧바로 날짜를 잡으며 부산 사랑을 과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광주를 찾아 광주 민·군 통합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실 태스크포스(TF) 설치를 지시했다. 이후 지역 공항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서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연계하에 SK그룹이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대규모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를 본격화한다. 지난 6월 20일 이 대통령이 참석한 울산 전시 컨벤션센터(UECO)에서 ‘SK-AWS 울산 AI DC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AWS(아마존 웹 서비스), 울산광역시와 협력해 하이퍼스케일 AI DC 건립을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지방 일정으로 울산을 찾았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9월 착공하는 이곳은 총 7조 원을 투입해 2027년 11월까지 41메가와트(MW), 2029년 2월까지 103MW 규모로 짓는다. 장기적으로는 1기가와트(GW)까지 확장할 계획인데 이렇게 될 경우 약 6만 장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프로젝트 장소로 울산이 낙점된 데는 SK의 발전소가 인근에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지만, 이 정부의 배려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 시민·전남 도민과 타운홀미팅을 열고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직접 주관하겠다”며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 국방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6자가 참여하는 대통령실 직속 TF팀 구성을 지시했다.
이달에 충북 단양 지방도 927호선이 국도로 승격된 반면 예천구간은 지방도 그대로인 절름발이 도로가 됐다. 백두대간 고갯길인 저수령을 경계로 이남 지방도로는 국도가 되지 못해 수도권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단양 방문객들이 예천 안동을 찾는 데는 불편하다. 일반 국도는 국가가 건설·관리하는 구간으로, 주요 도시와 공항, 산업단지 등을 연결해 고속도로와 함께 간선 기능을 한다. 4차선 국도는 전액 국비로 건설되고 지방도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설된다. 단양은 김문군 군수와 제천·단양 엄태영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에 강한 요구로 국도로 승격이 성사됐다.
이런 상황인데도 TK 국회의원들과 지방자치단채장들은 특별한 대책이 없다.
오죽하면 부산에서 6선을 한 조경태 국회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대구 이전론을 내놨다. 조 의원은 22일 “2026년 반드시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유관기관을 대구로 이전해 TK 경제 재건에 마중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경북 안동이 고향으로 17일 안동을 방문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경북 북부는 자연·농촌 자원이 풍부하므로, 탄소중립·에너지 전환 산업과 연계한 혁신도시 시즌2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발전 이이디어를 냈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정권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장관급)에 대해 국무회의 배제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물론 TK 의원들도 ‘꿀 먹은 벙어리’다.
한편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지난 1992년 지역내총생산 추계 이후 31년째 꼴찌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경북 4,389만원, 대구는 2,674만원으로 꼴찌다. 이웃 울산은 7,751만원으로 1위고, 2위는 충남 5,894만원이다.
지역 산업적 성과는 17개 시.도 평균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최하위권으로 자영업이 속출하는 이유다. ‘2022년 지역소득(잠정)’(통계청)은 대구의 경우 63조원으로 부산과 인천의 절반 수준이다.
거의 몰표를 주다시피한 친화적인 정당인 국민의힘(TK지역 의석 25석 100%) 25명의 의원들의 지역발전에 대한 에너지 발산은 언감생심인 형편이다.
지역의 시사평론가인 A씨는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지역 국책사업을 이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야 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권에만 눈이 어두운 실정이”라며 정치 효능감이 크게 떨어졌다고 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