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용구 (서경농협 상임이사)
최근 “고객님의 신한카드가 대리인 김현희님께 배송되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한 시민은 깜짝 놀라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가, 카드번호와 인증번호까지 요구받는 수상한 통화에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는 실제 신용카드사에서 보내는 알림 메시지를 정교하게 위조한 ‘피싱 사기’의 최신 수법이다.
정부의 소비쿠폰, 재난지원금 정책뿐 아니라 일상 속 금융 업무까지 피싱 사기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번 ‘신용카드 발급 사칭’ 사례는 누구나 타깃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 카드 도용 불안감 노린 신종 수법
이른바 ‘카드 배송 문자 피싱’은 사용자에게 카드가 타인에게 잘못 발급·배송된 것처럼 알림을 보내는 수법이다. 특히 “대리인에게 배송” “의심되는 발급 내용” “문의 전화” 등의 표현을 통해 수신자에게 불안과 조급함을 심어주고, 문자에 기재된 번호로 직접 전화하게 유도한다.
이후 연결된 전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사기를 시도한다.
1. 주민등록번호나 생년월일 확인
2. 카드번호, 비밀번호, 인증번호 요구
3. 원격 앱 설치 유도 (스마트폰 장악 후 금융 정보 탈취)
이 모든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이루어지며, 실제 카드사 상담원과 유사한 말투와 스크립트로 피해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 피해자는 누구든 될 수 있다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카드를 신청한 기억이 없는데 누군가 내 명의로 도용한 것 같다”는 두려움에 빠진다. 이 불안이 곧 성급한 대응으로 이어지고, 결국 스스로 개인정보를 범죄자에게 제공하는 결과로 연결된다.
특히, 고령층, 금융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 그리고 직장이나 일상에 바빠 세심한 판단을 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까지도 주요 표적이 된다.
■ 대응 방법과 예방 수칙
1. 문자 속 전화번호는 절대 연락하지 말 것.
→ 해당 번호는 사기범의 번호일 가능성이 높음
2. 카드사 공식 홈페이지나 앱을 통한 확인만 진행
→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해 발급·배송 여부 확인
3. 이미 개인정보를 제공했다면 즉시 조치
→ 금융기관 고객센터 및 경찰청(112), 금감원(1332) 신고
→ 계좌 지급 정지, 비밀번호 변경, 앱 삭제 등 즉각 대응 필요
■ 금융문맹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방심’
스마트폰이 곧 지갑이 된 시대, 문자 한 통으로 자산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사기의 수법은 날로 정교해지고 있으며, 문자·전화·앱·사이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의 허점을 노린다. 따라서 정보보안과 금융사기에 대한 경각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신용카드 사칭 스미싱 사태는 단지 카드사 이름을 도용한 문자에 그치지 않는다. 신뢰를 파고드는 심리전이자, 우리의 일상을 정조준한 범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