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경농협 조용구 상임이사

▲서경농협 조용구 상임이사
▲서경농협 조용구 상임이사

2025년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두 축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연설은 단순한 경기 진단을 넘어, 통화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첫째,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고관세 확대, 무역 재편, 노동시장 둔화 등은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높은 관세율은 여러 상품 가격을 밀어 올리며 물가 압력을 구조화하고 있다. 연준이 이를 일시적 충격으로 볼지, 지속적 인플레 요인으로 판단할지가 향후 정책 방향을 좌우할 것이다.

둘째,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기조는 정해져 있지 않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준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가 안정과 고용 확대라는 이중 책무를 유연하게 조정해야 하며, 단순한 고용 지표 달성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대 고용을 ‘다양한 경제적 기회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확장한 점은 노동시장 구조 변화를 반영한 진일보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셋째, 연준은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는 금융시장에 정책 신뢰를 심어주는 신호로, 불확실성 속에서도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한국경제에도 분명한 시사점을 남긴다. 글로벌 고관세 기조와 공급망 재편은 한국 수출 구조에 직접적 충격을 줄 수 있다. 또한, 국내 노동시장 역시 고령화·기술혁신·이민정책 변화 등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어, 단순한 고용 지표보다 질적 고용 확대에 정책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의 대응 과제는 분명하다. 대외 리스크 관리와 내수 회복의 균형, 통화·재정정책 간 조율, 그리고 구조적 노동시장 개혁이다. 연준이 강조한 ‘균형과 유연성’은 지금 한국경제에도 가장 필요한 키워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대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