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자유한국교육원 이재흥 원장
● 1. 상황 개요
강릉은 2025년 4월 이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며,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이 이미 심각하게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주요 저수지 저수율은 20% 미만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 급수 제한이 이미 시행 중이며, 시민들의 세면·샤워·식수 확보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강릉의 가뭄은 더 이상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닙니다. 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위생·보건 붕괴로 전염병까지 번질 수 있는 국가적 재난입니다.
올해 장마 기간 중 강릉을 포함한 동해안(영동) 지역에는 비구름이 거의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4월부터 시작된 가뭄 현상에 “마른장마”까지 계속되면서 평년에 비해 매우 적은 비가 내려서 충분한 강수량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강릉의 최근 6개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약 50% 수준(386.9 ㎜ → 49.4%)이었으며, 1개월 기준으로는 평년 대비 단 16.7%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 2. 폭염 및 ‘플래시 가뭄’ (Flash Drought)
강릉 지역은 고온 현상까지 겹치면서 급속한 땅 마름 현상이 나타났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플래시 가뭄”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 매우 가파른 수분 고갈이 발생한 것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가뭄 충격을 초래했습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이 올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평소 태풍이 올 경우 강수량 증가로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올해는 그런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비가 거의 오지 않은 채 장마철이 끝나면서, 오봉저수지 등 주요 저수지의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졌습니다.
● 3. 수급 공급 기반 약화 및 저수지 수위 심각
강릉의 주요 상수원이자 생활·농업용수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18%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평년 69% 수준의 약 25%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과거 최저치였던 2000년 26%보다도 낮습니다.)
다른 저수지들—신왕저수지, 초당저수지 등—도 모두 바닥권에 이르러,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모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월 19일부터 시작된 기상 가뭄은 현재까지 126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 4. 대응 방법의 어려움
급수 제한이 현재 약 50% 수준에서 시행 중이며,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75% 제한과 함께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될 예정입니다.
발전용으로 건설한 도암댐의 수자원 방류를 할 경우 강릉 지역 내 남대천의 심각한 오염이 예상되어 실시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가능성이 크게 우려되어 신중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기우제 의식도 지역 의식으로 다시 행해질 정도로, 주민들의 절박한 심정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 5. 도암댐 방류 불가의 구조적 원인
도암댐은 영동과 영서(정선 방면) 사이에 설치된 특수한 댐으로, 원래는 영서 지역의 물을 동해안 쪽으로 끌어다가 수력 발전에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댐에 고여 있는 물은 오랜 기간 유입·순환이 제한적이고, 자연적인 하천수보다 부영양화(영양염 과잉) 가능성이 높습니다.
댐의 저수지는 체류 시간이 길어 물속에 부유물질, 조류(藻類), 퇴적물이 쌓여 있습니다. 이런 물을 그대로 방류하면, 용존 산소 부족, 탁수 현상(흙탕물), 조류 번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녹조(청색 조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 남대천의 수질 악화로 직결됩니다.
● 6. 남대천의 수질과 주민 생활과의 직접적 연계
남대천은 강릉 시내를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생활·농업·생태계 모두와 연결돼 있습니다.
만약 도암댐 물을 그대로 방류하면,
1) 하천 수질 악화. 2) 물고기 집단 폐사. 3) 취수장(상수도 공급원) 수질 저하 4) 악취 발생
같은 문제가 생겨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와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7. 문제의 핵심
1) 정부의 조기 대응 부재 :
4월부터 가뭄의 징후가 뚜렷했음에도 정부의 선제적 대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광역 상수도 연결, 비상 취수원 확보, 군·소방 급수차 투입 등 최소한의 조치가 지연되었습니다.
2) 재정 집행의 우선순위 왜곡
전 국민 민생회복자금 등 대규모 현금 살포 정책으로 천문학적 재정이 이미 소진된 상태입니다. 정작 긴급 재난 대응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여, 현재 강릉의 실질적 위기 해결에 필요한 예산이 배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공중보건 및 사회 붕괴 위험
물 부족은 개인위생 불능 → 전염병 발생 → 병원 기능 마비로 이어져 공중보건 대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광지 강릉의 특성상, 지역경제와 국가 관광산업에도 막대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 8. 정부에 요구 사항
1) 특별재난지역 선포
강릉을 즉각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여 긴급 재정 및 행정 지원을 개시할 것.
2) 국가 재정의 긴급 재조정
잔여 예산 및 불요불급 사업 예산을 전용하여, 식수 확보·급수 지원·수자원 인프라 긴급 확충에 투입할 것.
3) 군 자원 총동원
해군 군함(담수화 장치 탑재), 해안 이동식 담수화 플랜트, 군·소방 급수차 등을 총동원하여 긴급 식수 공급 체계 구축.
4) 관광·레저업 긴급 규제
호텔, 수영장, 워터파크 등 대규모 물 사용 시설의 영업을 일시 제한하고, 시민 생활용수 공급을 최우선 보장.
5) 중장기 대책 수립
‘기후재난 대응 특별회계’ 신설 및 상시 예산 편성. 강릉 등 영동권 상습 가뭄 지역에 해수 담수화 설비, 광역 상수도 백업망 구축.
● 결론 :
강릉의 가뭄은 더 이상 지역적 불편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며, 국가 전체 차원의 생존 위기로 번질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강릉 시민들은 전염병·의료 붕괴·경제 마비라는 최악의 재난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강릉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입니다. 정부는 재정을 재조정해 강릉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군 자원과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이제 강릉은 대한민국의 기후재난 시험대이며, 정부의 대응 실패는 곧 전국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 국가적, 전 국민적 대응이 절실합니다.
